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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콘서트 티켓값 들쭉날쭉? '다이내믹 프라이싱'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오후 쿠팡에서 동일 상품의 가격이 30여 분 만에 1만8620원에서 1만8600원으로 20원 저렴해졌다. 쿠팡은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해 경쟁사 대비 최저가로 상품 판매가를 수시 조정한다. 사진 쿠팡 캡처

25일 오후 쿠팡에서 동일 상품의 가격이 30여 분 만에 1만8620원에서 1만8600원으로 20원 저렴해졌다. 쿠팡은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해 경쟁사 대비 최저가로 상품 판매가를 수시 조정한다. 사진 쿠팡 캡처

제품·서비스 가격 조정에 민감해지면서 기업들은 최근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가격 변동제) 도입을 눈여겨보고 있다. 요컨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호텔·항공 가격이 성수기엔 오르고 비수기엔 내리는 것처럼, 공산품 가격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해 제품 가격을 실시간으로 ‘업계 최저가’로 조정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정교한 알고리즘에 맞춰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달 9일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달 9일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뉴스

쿠팡은 주요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경쟁사가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팔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면 판매가를 자동으로 낮춘다. 생수·우유·화장지 같이 고객이 많이 찾는 생필품 카테고리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

실제로 이날 오후 4시40분쯤 쿠팡에서 A브랜드의 두루마리 화장지(24롤) 가격은 1만8600원으로, 불과 30분 새 20원 내렸다. AI가 경쟁사에서 10~20원가량 저렴하게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최저가에 맞춰 가격을 인하한 것이다. 장바구니에 넣어둔 상품 역시 자동으로 가격이 바뀐다.

해외 기업은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는 승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선 요금을 올려 받는다. 이를 통해 승객에게는 신속한 탑승을, 운전자에게는 추가 소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본도 택시비 등에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납득하기 힘든 가격 차별은 크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과거 아마존이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 충성 고객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가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익을 높이는 데만 골몰해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활용하면 언제든 ‘되치기’를 당한다는 얘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가 지난 4월 24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을 통해 공식 솔로 'D-데이'(D-DAY) 발매기념 앨범 소개와 월드투어 개최 소감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가 지난 4월 24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을 통해 공식 솔로 'D-데이'(D-DAY) 발매기념 앨범 소개와 월드투어 개최 소감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빅히트뮤직

공연 티켓 가격도 마찬가지다. 올해 하이브가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미국 콘서트에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적용한 것도 비난을 샀다.  일부 고객이 정가의 5배가 넘는 200만원대에 티켓을 구매하면서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는 항상 수요가 넘치는 만큼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티켓 가격을 올리기 위한 상술로 활용됐다는 지적이다. 하이브 측은 이에 대해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국내 도입에 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수요가 많은 상품·서비스에만 선택적으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적용하면 가격 인상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며 “수요가 폭발할 경우 가격 상한을 정하는 등 적절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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