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의류 수선 플랫폼과 손잡았다”…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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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핏타민 매장.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제공하는 매장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조성됐다.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에 이어 대학과 손잡는 산학 협력을 추진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과 아이디어·서비스 등을 외부로부터 들여오는 개방형 혁신 모델로, 정지선 회장이 최근 그룹의 새로운 성장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양대 창업지원단과 협력을 통해 최근 O2O(온→오프라인) 의류 수선 플랫폼인 ‘얼핏’ 애플리케이션의 MVP(핵심 기능만 구현한 최소 기능의 제품) 모델 개발을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향후 그룹 임직원 내부 테스트와 보완 작업을 거친 뒤 앱 개발이 끝나면 사업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에 얼핏과 손잡은 것은 온라인 의류 쇼핑의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에 주목해서다. 온라인으로 의류를 구매할 경우 착장이 불가능하고, 브랜드별로 사이즈가 달라 구매 후 수선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다.

이에 고객과 의류 수선집을 연결하는 O2O 플랫폼을 떠올렸다. 얼핏 앱 서비스는 고객이 의류 사진을 찍고, 수선 요청 내용을 남기면 수선사의 예상 견적서 발송→고객 수락→수선 완료 후 최종 견적서 발송→승인·결제 순으로 이뤄진다. 두 회사는 O2O 소프트웨어 개발·기획 등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20~30대 관점과 요구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의류 수거·배송은 비대면 세탁 앱과 연계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 핏타민 매장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제공하는 매장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조성됐다.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도 “내·외부 협력 확대” 강조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내부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상세 기능 추가 등을 최종 완료한 뒤 사내독립기업(CIC)과 스핀오프(분사) 등을 포함해 사업화 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사업화가 결정되면 앱 개발 학생에게도 ‘얼핏’ 담당 사업조직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지선 회장은 평소 “개방적 관점을 바탕으로 내·외부 협력과 연결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에 투자하고 건강기능식품을 구독할 수 있는 ‘핏타민’ 매장을 연 바 있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협의체를 도입하고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나이스웨더’, 천연 소가죽 소재의 맞춤형 액세서리 브랜드 ‘스미스앤레더’ 등에도 투자했다.

최근엔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그룹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나섰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손잡고 국내 첫 공식 ‘디즈니 스토어’를 론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