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전 신임 사장 "퇴근은 없다"…집무실서 '무기한 숙박'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김동철 신임 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김동철 신임 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취임한 김동철(68) 신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한전의 위기 해결을 위해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2일 한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직면한 절대적 위기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당분간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추석 연휴를 포함한 휴일까지도 모두 반납했다. 임기 첫날 ‘워룸’(비상경영 상황실)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장실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숙박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내주까지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전의 역할 재정립, 전기요금 정상화, 특단의 추가 자구책 등에 대해 실무진과 위기 극복 방안을 신속하게 도출할 계획이다.

앞서 김 사장은 취임식에서 “한전은 지금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 한다. 한전 사장이 나의 마지막 공직이 될 것이다. 어떤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전을 신재생·원전 중심 에너지 글로벌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시키는 한편, 경영혁신과 내부개혁을 진행하는 등 ‘제2의 창사’를 선언했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2분기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전기 요금을 40% 올리고, 지난 5월엔 부동산까지 내놓으며 25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올해도 수조 원대 영업 손실이 예상돼 자금 조달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한전 간부는 “신임 사장이 관사마저 마다하고 사장실 숙박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상징적인 행동으로 직원들에게 비상경영 상황이라는 긴장감을 불어 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광주 광산에서 4선(17~20대) 의원을 지낸 한전의 첫 정치인 출신 수장이다. 국회에선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 대부분 활동했지만, 20대 대선 당시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후보특별고문 등을 맡았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