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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위 "테슬라, 中배터리 업체와 계약 내용 밝혀라"…IRA 혜택 중국갈까 경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가 미국 정부에서 받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이 중국 배터리 기업에 흘러갈 수 있단 우려가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의 제이슨 스미스 위원장(공화·미주리)은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과 계약을 맺고 있거나 향후 계획이 있는지 자세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중국 상하이 린강에서 열린 테슬라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린강에서 열린 테슬라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서한에서 스미스 위원장은 "포드 자동차와 CATL 사이의 계약과 유사하게 테슬라도 '외국 우려 기업'(FEOC)일 수 있는 회사와 지식재산권이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느냐"고 문의했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 4월 포드가 CATL과 함께 미시간주에 새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35억 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자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스미스 위원장은 다른 미국 자동차 업체에도 유사한 파트너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당시 테슬라의 답변이 이런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미국 정부의) 세금이 중국 공산당이나 우리와 이해관계를 공유하지 않는 법인·단체에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재무부 지침에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내용을 명확히 규정해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中기업, 美 기업과 합작사 설립으로 IRA 우회 포석 

이렇게 미 하원이 테슬라에 서한을 보낸 것은 중국 CATL이 미국의 IRA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테슬라와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포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CATL과 합작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머스크 CEO는 지난 5월 말 방중한 첫날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CATL의 쩡위췬 회장과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테슬라 창립자 일론 머스크(왼쪽 둘째)가 지난 6월 1일 중국 상하이 공항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창립자 일론 머스크(왼쪽 둘째)가 지난 6월 1일 중국 상하이 공항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는 현재 미국에서 생산하는 모델 Y와 모델3의 일부 차종에 CATL 배터리를 공급받아 사용 중이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에서는 IRA 혜택을 누리기 위해 테슬라가 CATL와 함께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합작사 설립으로 IRA를 우회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은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 조건을 만족하는 동시에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조건을 완벽하게 맞추는 차량에만 각각 3750달러(약 502만원)씩, 총 7500달러(약 1004만원)의 혜택을 준다.

구체적으로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최소 50% 이상 사용할 경우 3750달러,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한국·호주 등)에서 추출·가공·재활용한 핵심광물을 최소 4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IRA에 따라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 등은 북미 시장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중국 기업은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IRA를 무력화하려고 애쓰고 있다.

한편 IRA에는 배터리 부품이 '외국 우려 기업'에 의해 제조·조립된 경우에는 세액 공제를 금지한다고 돼 있지만, '외국 우려 기업'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아직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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