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순방 사흘째인 20일(현지시간) 각국 정상들을 만나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후보지인 부산의 장점을 알리고, 각국에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만날 때 단 한 번도 동일하게 부산을 설명한 적이 없다”며 “나라별로 맞춤형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의 가능성 및 그 나라에 엑스포가 어떤 의미인지, 우리나라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등을 역설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은 먼저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투아데라 대통령의 작년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 발전의 모멘텀이 마련돼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이어지고 있어 환영한다”며 “대통령 방한 이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새마을운동을 도입해 적극 실시하고, 중아공 정부 내 한·중아공 협력위원회 설치 등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아데라 대통령은 “한국이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중아공 발전을 지원해주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세계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발전상과 경험이 큰 귀감이 돼 한국과의 호혜적 협력 관계 구축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을 만나 “양국 수교 60주년이자 스위스의 ‘한반도 중립국감독위’ 참여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에 양자 회담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의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스위스와 2024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북핵 문제 등 주요 이슈와 관련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르세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참석 계기에 취리히 공과대학을 방문해 양자(quantum) 관련 석학과의 대화를 가진 것을 들었다”며 “양자 기술, 바이오 의약품 등 첨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다양한 국제 현안에 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데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도 회담을 열어 부산엑스포 유치와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개설된 양국 간 직항을 통해 인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다양한 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이자 주요 개발 협력 파트너인 키르기스스탄의 사회, 경제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보건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협력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신도시 건설 사업에 우수한 기술력과 건설 경험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회담장 벽에는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를 걸고, 같은 제목의 홍보 책자도 건네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열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