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치가 약탈한 에곤 실레 명화 7점…원소유주 상속자 품으로

중앙일보

입력

나치가 약탈한 에곤 실레 작품들. AP=연합뉴스

나치가 약탈한 에곤 실레 작품들. AP=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가 약탈했던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 에곤 실레의 명화 7점이 원주인의 상속자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장 집무실에서 프리츠 그륀바움의 상속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에곤 실레 작품 반환 행사가 열렸다.

반환 작품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소장한 ‘매춘부’(1912), ‘신발 신는 소녀’(1910) 등이 포함됐다.

반환된 작품들의 가치는 78만∼275만달러(약 10억∼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작품은 모두 오스트리아의 유명 공연 예술인이었던 그륀바움이 소유했던 작품으로, 뉴욕의 한 화상을 거쳐 판매됐다. 그륀바움은 1941년 다하우 유대인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뉴욕 검찰은 해당 쉴레 작품 7점을 나치가 약탈한 장물이라고 판단했다.

상속자들의 실레 작품 환수 노력은 25년 전인 1998년 시작됐다.

오스트리아 레오폴드 재단이 뉴욕현대미술관에 대여한 쉴레 작품 2점이 나치 약탈품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원주인의 상속자들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해당 작품 중 1점은 그륀바움이 소유했던 작품이었다.

당시 뉴욕지방검찰이 해당 작품 2점을 압류했으나, 결국 오스트리아로의 반환은 막지 못했다. 당시 이 사건은 나치의 약탈 미술품 반환 이슈를 국제적으로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지난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민사소송에서 그륀바움이 생전에 쉴레 그림을 판매하거나 양도하기로 결정한 바가 없다는 법원 결정이 내려지면서 뉴욕 지방검찰이 다시 사건에 개입하게 됐다.

뉴욕검찰은 그륀바움이 소유했던 쉴레 작품 7점이 뉴욕의 미술품 거래상을 거쳤다는 증거를 발견했고, 이는 결국 그륀바움 상속인들로의 반환으로 이어졌다.

상속인 중 한 명인 티모시 리프는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자손들은 2차 대전이 끝난 뒤 거의 80년간 약탈당한 재산을 돌려받고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