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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환자 마지막 얘기 듣는 박 목사…"수천 명 공통점은 후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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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환자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주제는 '후회다. 대부분의 후회는 살면서 본인이 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만 살았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1040병상 규모의 탬파 종합병원에서 8년간 근무하며 임종을 앞둔 환자 수천 명의 이야기를 들어준 한인 이민자 2세인 준 박(Joon Park·41) 목사가 미국 CNN에 전한 얘기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준 박(사진 오른쪽) 목사가 동료 목사와 함께 병원에서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준 박(사진 오른쪽) 목사가 동료 목사와 함께 병원에서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박 목사는 병원에서 죽어가는 환자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주며 곁을 지켜왔다. 플로리다 라르고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 가부장적인 부모에게 받았던 언어적·신체적 학대 등 상처가 병원에서 목사로 일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박 목사는 성인이 된 뒤 상담 치료와 깊은 성찰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신학교를 졸업한 뒤엔 "나처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병원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박 목사는 자신이 성직자(priest)와 치료사(therapist)의 중간 성격인 '치료 목사'(therapriest)라며 "어떤 목적도 없이 완전한 연민과 이해로 상대를 보고, 듣고, 그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다. 환자가 원한다면 종교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대부분의 대화는 정신 건강부터 슬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은 박 목사는 이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주제가 '후회'라고 했다. 박 목사는 "대부분의 후회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만 했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늘 우리의 잘못은 아니고, 때때로 우리의 주변 환경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끝으로 "이제 마침내 자유를 찾은 환자를 온전히 봐주고 들어주는 것이 내 희망"이라며 "종교적인 목적보다는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위로하는 것이 존재 이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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