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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용항공대 치켜세운 시진핑…“미·중 관계 미래, 청년에 달려”

중앙일보

입력

항일전쟁시기 중국 서남부 쿤밍의 우자바 공항에서 출격을 기다리는 중화민국 공군 소속 제1 미국인 의용 항공대(비호대) 호크 81-A2 토마호크 전투기. 중·미 항공유산기금회 페이스북 캡처

항일전쟁시기 중국 서남부 쿤밍의 우자바 공항에서 출격을 기다리는 중화민국 공군 소속 제1 미국인 의용 항공대(비호대) 호크 81-A2 토마호크 전투기. 중·미 항공유산기금회 페이스북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항일전쟁 당시 중국을 도왔던 미국의 민간 의용 항공대를 치켜세우며 미·중 관계의 미래가 차세대 청년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일 자 1면에 “중국과 미국 인민은 항일 전쟁 시기 공동의 적에 맞서 적개심을 불태우고, 선혈과 불길의 시험을 거치며 깊은 우의를 맺었다"고 한 시 주석의 편지를 소개했다.

왕이(王毅)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16~17일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 한정(韓正) 국가부주석이 18일 뉴욕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연쇄 접촉한 데 이어 시 주석까지 직접 나서 미국에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5년 9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제이 비냐드 비호대 참전용사와 악수하고 있다. 중·미항공유산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5년 9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제이 비냐드 비호대 참전용사와 악수하고 있다. 중·미항공유산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시 주석은 지난 12일 제프리 그리니 중·미 항공유산기금회(Sino-American Aviation Heritage Foundation, 이하 기금회) 의장과 멜 맥뮬런 비호대(飛虎隊) 참전용사에게 보낸 답장에서 “중국과 미국은 세계 평화 및 안정과 발전에 중요한 책임을 진다”며 “두 대국은 마땅히 또한 반드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호혜를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 관계의 희망은 인민에게 있고, 기초는 민간에 있으며, 미래는 청년에게 달려있다”며 “중·미 관계가 향후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려면 신세대 비호대의 참여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비호대는 1941년 중일전쟁 당시 장제스(莊介石) 총통의 군사고문이자 퇴역 장성이던 클레어셔놀트가 창설한 중화민국 공군 제1 미국인 의용항공대를 말한다. 기금회는 1998년 미국에서 성립된 민간단체로 비호대 관련 역사를 발굴 기념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20일자 1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항공유산기금회 의장과 비호대 참전용사에게 보낸 편지를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인민일보 캡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20일자 1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항공유산기금회 의장과 비호대 참전용사에게 보낸 편지를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인민일보 캡처

시 주석은 편지에서 “기금회와 비호대 참전용사들이 오랜 기간 중·미 양국에서 비호대의 역사를 계승하는 데 힘쓰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 청소년이 비호대우호학교와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이미 500여명의 비호대 참전용사와 수 백명의 가족들이 중국을 방문했음을 알게 됐다”며 “이에 매우 기쁘며 이들 미국인들에게 경의를 전한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당시 비호대는 중국 국민당 정부와 협력했다. 중국 공산당은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앞서 지난 2014년 항일전쟁 승전 69주년 좌담회에서 시 주석은 “위험을 무릅쓰고 타봉 항로(동인도와 중국 서남부를 연결한 공중 병참 루트)를 개척한 미국 비호대를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18년 4월 비호대를 창설한 셔놀트 장군의 부인이 숨지자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시했다. 지난 2022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린 비호대 창설 80주년 기념행사에는 친강(秦剛) 당시 주미대사가 비호대 점퍼를 입고 참석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대중 관계에 대해  “경쟁이 갈등으로 기울지 않도록 책임감있게 관리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발언의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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