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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中 광물무기화 대응 협의체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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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의 앞마당이자 중국이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첫 다자 정상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에 대응할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C(Central Asia)5+1' 정상회의를 첫 개최했다. 백악관 측은 "중앙아시아의 방대한 광물 자원을 개발하고, 중요 광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C5+1 중요 광물 대화' 출범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78차 유엔총회와 별도로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C5+1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78차 유엔총회와 별도로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C5+1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미래 에너지 환경을 뒷받침할 탄력적, 안정적인 중요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행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차세대 반도체용 희귀 광물이자 중국이 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갈륨과 게르마늄을 수출 통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관계가 껄끄러운 국가에는 광물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C5+1 정상회의를 계기로 '광물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자원 수입원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

중앙아 판도 변화…러 영향력 줄고 中 파고들고

그간 미국은 중앙아시아에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이날 제니퍼 브릭 머타자쉬빌리 피츠버그대 공공국제대학원 부교수를 인용해 "어떤 미국 대통령도 중앙아시아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제 정세가 요동치며 미국이 중앙아시아 국가에 러브콜을 보내게 됐다.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의 세력 약화가 있었다. 외신들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했고, 그 공백을 중국이 파고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5월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던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 5개국과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가졌다.

이렇게 중국이 중앙아시아까지 세력을 뻗치자 미국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랜드연구소 국방분석가인 헌터 스톨은 VOA에 "중앙아시아에서 최근 중국의 영향력 증가에 따른 회의감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미국은 장기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이미지를 강화할 기회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5개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안보·무역·투자, 주권 및 영토 보전 존중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안보와 대테러 등에 대한 협력을 약속하면서 주권과 독립, 영토 보전을 강조했다. 이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느꼈을 안보 불안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다음 달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주최로 중앙아시아에서 C5+1 장관급 회의를 열고 후속 실무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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