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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로이스 넘겠다" 러까지 뜬 돌하르방…100억 매출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일 제주 애월 제키스 본사에서 정기범 제키스 대표이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중기중앙회

지난 13일 제주 애월 제키스 본사에서 정기범 제키스 대표이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중기중앙회

지난 13일 제주시 애월읍에 자리한 초콜릿 제조 업체 ‘제키스’ 공장. 입구부터 초콜릿에서 풍기는 쌉싸래한 향기가 가득했다. 직원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제주’라고 적힌 글자가 박힌 종이상자에 초콜릿을 담아 포장하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에는 돌하르방 모양을 한 손가락만 한 다크 초콜릿이 잔뜩 실려 있었다.

정기범(59) 제키스 대표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하와이의 ‘하와이안 호스트’나 일본 ‘로이스’ 같은 초콜릿 제품이 다양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며 “이런 기업을 세우고 싶어 제주에서 초콜릿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주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토박이다. 1997년부터 수년간 경기도에서 초콜릿 원료·완제품 유통 업체에서 일한 게 육지 생활의 전부다.

유통업보다는 제조업에 마음이 더욱 갔던 정 대표는 2006년 제주 지역의 한 초콜릿 업체를 인수했다. 이후 ‘제주와 입맞춤’이라는 의미를 담은 제키스를 사명으로 지었다. 한때 연 매출 120억원을 넘길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이 6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즈음 경쟁 업체 5~6곳도 문을 닫았다. 정 대표는 “2015년 당시 심했던 가격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설비 라인에 투자해 품질을 떨어지지 않게 유지한 게 생존 비결 중 하나”라고 전했다.

“설비 라인 투자해 초콜릿 품질 유지”

제키스는 지난해 90억원까지 매출을 회복했다. 기존 미국‧대만은 물론 중국‧일본‧베트남 등으로 시장을 넓힌 덕분이다. 지난해 수출을 시작한 러시아로도 올해 하반기 2차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에 수출을 성공한 제조 업체는 제키스가 제주에서 유일하다. 제키스는 올해 하반기에만 초콜릿·제과 수출로 매출 20만 달러(약 2억6000만원)를 예상한다. 국내에서도 카카오‧라인 등으로 온라인 판매 비중을 넓히고, 에버랜드‧남산타워 등 다양한 관광지와도 협업을 늘리고 있다. 정 대표는 “30%는 수출, 30%는 면세점 등 육지 시장, 40%는 제주 내 판매로 매출 120억원을 다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제키스 본사와 공장에는 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정 대표는 “제주 내에서 제조업 기반으로 50여 명을 고용해 운영하는 회사는 한라산 소주와 삼다수 정도에 불과하다”며 “내년에는 수출 50만 달러를 달성해 세계 시장에서 제주의 매력을 더욱 알리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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