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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에 민소매 원피스도 오케이"…美 상원, 의원 복장 규정 완화

중앙일보

입력

후디 입은 존 페터만 연방 상원의원. EPA=연합뉴스

후디 입은 존 페터만 연방 상원의원. EPA=연합뉴스

남성 의원은 넥타이를 착용한 정장 차림을 해야하고, 여성 의원에겐 소매없는 의상과 오픈토 구두를 금지하는 등 복장 규정을 강제해온 미국 상원이 규제를 완화했다.

CBS 등 미국 언론은 18일(현지시간)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상원에 비공식적인 복장 규정을 강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상원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무슨 옷을 입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나는 정장 차림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에는 상하원 모두 공식적인 복장 규정은 없지만 사실상 불문율로 정장 차림을 엄격히 요구해 왔다.

이번 조치는 민주당 소속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존 페터만 의원으로부터 촉발된 측면이 크다.

캐주얼 차림을 즐겨입는 페터만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I-95 고속도로가 붕괴하는 대형 사고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언론 브리핑에 나설 때에도 후디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최근에는 상원 복장 규제 탓에 본회의장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고 회의실 한 구석에서 별도로 투표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는 이 같은 규정 완화에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해 "민주당이 미국을 변형시키려는 또 다른 조치"라며 "우리가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곳보다 훨씬 덜 존중받는 곳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상원이 페터먼을 위해 복장 규정을 시행하지 않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복장 규정은 우리 사회의 기준이자 기관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는 일종의 예의범절이다. 기준 완화를 중단하라"고 적었다.

의회의 복장 규정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을 탈당한 커스틴 시네마 의원은 지난 2019년 취임 선서 당시 소매가 없는 원피스를 입어 복장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앞서 2017년에는 소매없는 원피스를 입은 여기자가 하원 의장실 앞 로비에 입장하려다 부적절한 복장이라는 이유로 제지를 받았으며, 2012년에는 민주당 바비 러시 하원의원이 후디와 선글라스 차림으로 하원 회의실에 입장하려다 저지를 받았다.

한편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는 여전히 복장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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