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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핀테크 대출' 연체 급증…네이버 사업자 대출 0.7→4.1%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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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대안신용평가모델을 사용하는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이 최근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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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스마트스토어 개인사업자 대출(미래에셋캐피탈 제휴)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4.1%였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 연체율(0.7%)과 비교해 크게 올라간 수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사용해 해당 대출 심사를 수행했다.

대안신용평가모델이란 금융 이력 뿐 아니라 비금융데이터까지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새 대출 심사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의 재고율이나 재주문율 같은 빅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했다. 이런 모델은 금융거래 이력이 짧은 ‘씬파일러’와 중·저신용자까지 좀 더 면밀하게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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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사용한 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최근 빠르게 올라가면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우리은행과 제휴해 출시한 또 다른 스마트스토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0.75%에 그쳤다. 해당 대출 상품은 대안신용평가모델이 아닌 기존 은행의 신용평가모델을 사용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에 대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하면서 생긴 착시효과”라고 해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연체율은 통상 신규대출이 기존 대출보다 낮은데, 새 대출 가입자가 없어지면서 연체율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 중단이 없었다면 누적 연체율은 2%대 수준이었을 것”이라며 “해당 상품의 1년 내 부도율(1%)과 1년 내 연체율(0.9%)은 타 캐피탈사의 절반 이내라 매우 건전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안신용평가모델 활용하는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대출 연체율도 최근 올라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0.3%였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은 올해 8월 말 기준 1.2%까지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핀테크‧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저신용자를 주로 취급하는 만큼, 금융 이력만으로 신용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들은 대안신용평가모델로 기존 금융권에서는 돈을 빌리지 못하는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늘리는 등 포용금융을 확대시켰다.

다만 대안신용평가모델을 사용한 대출 상품이 최근 같은 경기 하강 및 고금리 상황을 겪은 적이 없어, 좀 더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핀테크·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평가시스템을 갖춘 은행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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