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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호텔 품은 돔구장된다…객실서도 야구 관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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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류현진의 소속팀인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 로저스센터. 서울시는 잠실야구장을 헐고 그 자리에 로저스센터와 같은 새 돔구장·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토론토=김민욱 기자

류현진의 소속팀인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 로저스센터. 서울시는 잠실야구장을 헐고 그 자리에 로저스센터와 같은 새 돔구장·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토론토=김민욱 기자

지난 16일 오후 3시(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 류현진의 소속팀인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이다. 개폐형 구장으로 날씨·기온과 상관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눈·비가 오거나 영상 15도 미만이면 지붕을 닫는다. 관중석은 4만1000석이다. 로저스센터는 1989년 준공됐다. 올 4월 외야 구역을 새로 단장했는데, 맨 위인 500레벨에 설치한 ‘파크 소셜’과 루프탑이 눈에 띈다. 아눅 카루나라트네 블루제이스 부사장은 “야구장으로 젊은 팬을 끌어들이려면 여러가지를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저스센터는 호텔로 곧바로 이어진다.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 370실 중 70실에서는 야구장 내부가 보인다. 최고급 객실은 1박에 우리 돈 250만원 수준이다. 고가에도 시즌 중에는 방이 없을 정도다. 경기 일마다 주변 상권이 크게 활성화되며, 로저스센터 주변 곳곳에선 버스킹 등이 열린다. 서울시는 1980년대 지은 잠실야구장을 헐고 그 자리에 로저스센터 같은 돔구장·호텔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북미를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장에서 “야구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호텔과 연계된 시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캐나다에서) 좋은 모델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300실 규모로 계획 중인 호텔의 경우 120실 정도가 야구장 뷰 객실이다. 새 돔구장은 3만석 이상 규모로 계획 중이며, 경기가 없을 땐 콘서트장 등으로 활용한다. 준공은 2031년 말이 목표다. 사업비는 5000억원 안팎(추정)인데,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개폐형으로 지으면 2000억원이 더 든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새 돔구장 옆에는 전시 면적 9만㎡의 대형 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미국 뉴욕 자비츠센터(7만8000㎡)보다 넓다. 자비츠센터는 각종 전시·국제행사를 유치해 지역 내 관람·관광산업, 숙박·상업시설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자비츠센터 2019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매출이 2조4000억원이다. 서울시는 돔구장과 호텔·컨벤션센터를 한데 묶어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로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가 주도하는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 선정됐다.

야구계는 돔구장 건설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잠실구장의 대체구장에 대해 우려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착공해 6년간 공사할 예정이다. 잠실구장이 홈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이 기간 다른 구장을 써야 한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구단과 KBO는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KBO는 LA 다저스가 다저스타디움 신축 전에 종합경기장인 콜리세움을 야구장으로 쓴 예를 들어 잠실 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안전 문제로 난색을 보였다.

대체구장으로 쓸 수 있는 곳은 키움 히어로즈가 사용 중인 고척스카이돔과 히어로즈가 2014년까지 사용했던 목동구장이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다. 고척돔은 내부 구조상 두 구단이 함께 홈으로 쓰기 어렵고, 목동구장은 조명과 방음 문제로 야간 경기를 못 한다. 야구계 관계자는 “잠실구장은 1년에 300만명 이상이 찾는다. 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사용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고척이나 목동은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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