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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 몰린 바이든 SOS 쳤다…'싸움닭' 시스켈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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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스켈 미 백악관 법무 고문. 사진은 2017년 시카고에서 당시 백악관과 시카고 시 간의 분쟁이 한창일 때 기자회견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에드 시스켈 미 백악관 법무 고문. 사진은 2017년 시카고에서 당시 백악관과 시카고 시 간의 분쟁이 한창일 때 기자회견 사진이다. AP=연합뉴스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년차로 서슬이 퍼렇던 때, 연방 정부에 정식으로 반기를 들고 법무부를 두 차례 제소까지 했던 시장(市長)이 있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다. 이매뉴얼 시장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밀어붙였던 반(反) 불법체류자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며 "시카고는 불법체류자를 위한 성역(sanctuary)"이라고 선포했다. 이에 연방 법무부는 시카고에 200만 달러(약 26억원)에 달하는 치안 예산 지원을 중단했고, 시카고 시는 법무부 제소라는 강수를 뒀다. 이매뉴얼 시장 혼자 내린 결정은 아니다. 그 배경엔 그의 오른팔, 에드 시스켈이 있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최근 정치 위기에 몰리자 SOS를 친, 바로 그 시스켈이다. 법무부 제소라는 강수는 시스켈의 싸움닭 면모를 보여준다.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지금 딱 필요한 적임자"라며 시스켈을 백악관 법무 고문으로 임명했다. 시스켈은 이달 초 시카고에서 워싱턴DC로 돌아왔고, 바로 백악관으로 출근했다. 그의 첫 미션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움직임에 법률적 지식과 정무적 감각을 동원해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근무 이틀째에 바로 (야당인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마주앉는 험로를 걷게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혼란의 시기를 어떻게 헤쳐갈지가 그의 손에 달렸다"고 전했다.

재선이 걸린 선거를 목전에 둔 바이든 대통령의 상황은 좋지 않다. 야당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해 해외에서 사업을 했다"며 "이런 비리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지난 12일 탄핵 조사를 지시했고, 이틀 뒤엔 헌터가 불법 총기소지 혐의로 기소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매카시는 미국 민주당엔 악몽이다. 2015년 미국 대선전에서 트럼프의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 개인 이메일 사용 등을 문제삼아 하원 조사를 주도한 인물이 매카시다. 시스켈은 당시 부 법무 고문으로 관련 상황을 지켜봤다. 매카시에 대응할 최적의 인물로 바이든 대통령이 그를 지목한 또다른 이유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시스켈은 이번엔 어떤 전략을 쓸까. 일단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않고 두문불출 전략 짜기에 분주하다. NYT는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노 코멘트'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시스켈의 특징은 강약 조절을 할 줄 안다는 점이라고 NYT는 전했다. 강수를 둘 때도 있지만 협상에도 열려 있는 정무 감각도 살아있다는 의미다.

시스켈의 등용을 두고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시스켈이 매카시와 막후 협상을 통해 정치적 타결점을 찾아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NYT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면을 모두 갖춘 시스켈이라는 인물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곧 다가올 본격 선거 시즌에서 중요한 대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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