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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첫 공판서 "계획범행 맞다"…입장 바꾼 이유엔 침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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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이 첫 재판에 출석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계획적 범행이었음을 인정했다. 정유정은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정유정(23). 사진은 지난 6월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피해자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로 살해했다. 뉴스1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정유정(23). 사진은 지난 6월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피해자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로 살해했다. 뉴스1

정유정의 변호인은 18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변호인은 앞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 때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언급하면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내용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시한 200여 개의 증거 사용에도 동의했다.

정유정은 이날 공판에서 침묵을 유지한 채 본인의 인적 사항과 주소 등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 정도의 짧은 답변만 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다. (사회에) 불만을 품고 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유정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계획적 범행 여부에 대한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 함구했다.

검찰은 정유정의 동선, 범행대상 물색 방법, 범행 준비·실행 과정 등을 수사한 결과 이번 범행이 단독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음 공판은 10월 16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정유정의 할아버지에 대한 증인신문과 함께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이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을 끌며 피해자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 KBS 캡처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이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을 끌며 피해자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 KBS 캡처

재판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방청석에 있는 기자들에게 자극적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의자 최윤종(30)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범행 이전 참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신림동 강간 살인사건 이후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며 "관심을 끄는 보도까지는 좋은데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범행을 유발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모방범죄에 대해 우려했다.

이어 "이 사건(정유정)도 그런 식으로 된다면 공개 재판의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방향으로 보도가 되지 않을 시 다음 기일부터는 공개 재판 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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