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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피 보인다" 영암 일가족 사망…부검 결과 드러난 사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은 50대 가장이 가족 4명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6일 오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일가족 사망 사건 현장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일가족 사망 사건 현장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은 약독물사, 나머지 가족은 흉기 손상사 

17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일가족 중 가장인 김모(59)씨 사인은 약독물사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를 받았다. 아내(56)와 아들 3명(29·26·23)은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3시 54분쯤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서 ‘창문에 피가 보인다’는 주민 신고로 확인됐다. 당시 김씨 부부는 작은방에서, 아들 3명은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택 내부 곳곳에서 혈흔이 나왔고, 싱크대에서 농약 1병과 흉기 1점이 수거됐다. 흉기에서 제3자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편지나 쪽지 등 형태로 남겨진 유서 등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5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이 집 출입문은 모두 내부에서 잠긴 상태였고, 외부인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날부터 이틀간 현장 감식을 진행한 뒤 이날부터 수집한 증거 분석, 약독물 검사 등 부검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가족 살해 후 스스로 음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며 “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명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아들들, 지체 장애에 가장은 성범죄 피의자
아들 3명에게는 지체 등 장애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리고 아내는 전업주부로 자식을 돌봤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마을 주민 A씨는 “김씨는 기회 있을 때마다 주민을 돕는 착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남다른 손재주로 보일러 설치도 했다는 그는 이웃이 농기계 등 고장 난 물건을 고쳐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면 자기 일처럼 선뜻 달려와 줬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4일 다른 마을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김씨는 사건 발생 이틀 전 경찰 출석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조율해 다음 달 5일 출석할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성범죄 관련 어느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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