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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시작 2주만에 우승…12세 자폐 천재 골퍼, 놀라운 멘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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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을 읽고 있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사진 스터프 사이트 캡처

그린을 읽고 있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사진 스터프 사이트 캡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뉴질랜드의 소년이 골프채를 잡은 지 2주 만에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2일 뉴질랜드헤럴드는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라가 전국 중학생경기대회 제스프리 에임스 9홀에 출전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고 보도했다. 골프를 시작하고 네 번째 라운드만에 이뤄낸 성과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그는 학교 수업시간에는 말을 하지도 않고 책상 아래에서 지냈다. 그러나 골프대회에서는 타고난 골퍼인 것처럼 내내 자신감 넘치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대회 마지막 홀에서 이글 퍼팅으로 우승을 확정하기 직전, 베일리는 집중과 희열에 빠진 듯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자폐 성향이 골프에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부친은 "베일리는 샷을 잘 못 해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그냥 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며칠 동안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자신이 골프를 잘 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들에 대해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골프에 푹 빠져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너무 좋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사진 스터프 사이트 캡처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사진 스터프 사이트 캡처

학교에서 그를 도와주는 보조교사이자 골프 코치인 훼투 위레무는 "메달을 딴 것은 보너스일 뿐"이라고 말했다. "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승리"라는 것이다.

그는 베일리가 학교에서 늘 막대기 같은 걸 휘두르며 노는 것을 보고 골프를 시켜보기로 했다며 친구에게 전화해 빌린 골프채로 대회 2주 전에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평소 말이 별로 없는 베일리는 우승을 차지한 후 기자들에게 "나는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1등을 했다.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골프 중에서도 드라이버 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우승을 차지한 뒤 할아버지와 포옹하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사진 스터프 사이트 캡처

우승을 차지한 뒤 할아버지와 포옹하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사진 스터프 사이트 캡처

이번 대회는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일리는 9홀 3라운드로 치른 대회에서 87점을 기록했다.

베일리의 다음 꿈은 스페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다. 현지의 한 건설회사는 그에게 골프채를 사주겠다고 제안했고 뉴질랜드 골프협회도 그가 다니는 학교와 접촉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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