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로켓기술 견학할 때…'北 미사일 3인방' 따라다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13일 오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사일 실세를 대동하고 러시아의 새로운 로켓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이날 로켓 조립 격납고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 자리에 배석한 북한군 인사들은 이른바 북한군 내 ‘미사일 3인방’으로 불리는 이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다. 외교가에선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북·러 간 로켓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과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러시아의 첨단 군사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로켓 조립 격납고에서 현장 관계자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뒤쪽에 배석한 북한군 인사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빨간색 원)이다. AP, 연합뉴스

13일 러시아의 첨단 군사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로켓 조립 격납고에서 현장 관계자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뒤쪽에 배석한 북한군 인사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빨간색 원)이다. A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보이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은 뒤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 간 군사·기술 협력에 대해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무기 거래'는 물론 로켓 기술을 포함한 군사적 협력 임을 사실상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러시아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왼쪽 원)과 이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오른쪽 원)이 수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러시아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왼쪽 원)과 이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오른쪽 원)이 수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병철, 北 군수공업 책임자

로켓 격납고 현장 설명에 배석한 이병철 부위원장은 공군사령관 출신으로 2015년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미사일 개발을 담당해왔다. 2019년에는 당 군수공업부장에 올랐으며, 2020년 8월에는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됐다. 현재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을 제외하면 군서열 1위로 꼽힌다.

장창하, 지난해 ICBM 발사 현장에 

장창하 원장은 국방과학원에서 북한 미사일 개발을 이끌어왔다. 2015년 제2자연과학원장 직함을 가지고 김정은의 미사일 관련 현지지도에 수차례 동행하면서 바깥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16년 3월에는 조춘룡 현 군수공업부장과 함께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다.

지난해 3월에는 항공 점퍼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등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발사를 현장에서 지도한 김정은을 김정식 부부장과 함께 보좌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지도하는 모습.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왼편)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좌우에서 김정은을 수행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지도하는 모습.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왼편)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좌우에서 김정은을 수행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식, 미사일 전략군 출신

김정식 부부장은 2015년 2월 미사일을 담당하는 북한 전략군 소장으로 진급하면서 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로 밝혀졌다. 이듬해부터 당군수공업부 부부장 직책을 맡아 김정은의 미사일 관련 현지지도를 수행했다. 지난 3월 '화성-17형'을 발사 당시에는 장창하 원장과 함께 미사일총국 군복을 착용한 채 등장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정은이 이번 회담을 통해 아직 미진하다는 평가받는 ICBM의 종말유도·재진입 기술은 물론 오는 10월 예고한 정찰위성 발사에 필요한 기술 협력을 끌어내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이번 방러 수행단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선 김여정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방명록을 쓰는 김정은을 옆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잡혔다. 정상회담 경험이 풍부한 그가 김정은을 밀착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