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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美 반도체 패키징업체 지분확보” 후공정 사업 가속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반도체용 글라스(유리) 기판. 사진 SKC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반도체용 글라스(유리) 기판. 사진 SKC

SKC가 반도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미국 인텔 같은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물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도 최신 패키징 기술 선점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SKC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분야 스타트업 칩플렛(Chipletz)의 투자 유치에 참여해 약 12%의 지분을 확보한다고 11일 밝혔다. 두 회사는 합의에 따라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반도체용 글라스(유리) 기판. 사진 SKC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반도체용 글라스(유리) 기판. 사진 SKC

칩플렛은 2016년 미국 AMD의 사내벤처(CIC)로 출범했다. 2021년 분사했으며 첨단 반도체 기판의 구조 체계(아키텍처) 설계 및 기술 개발, 대형 고객사와 네트워크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AMD와 세계 1위 반도체 후공정 외주 기업인 대만 ASE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SKC는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C는 반도체 테스트 업체인 ISC를 인수하면서 소재·부품과 후공정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향후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잠재적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글라스(유리) 기판 투자에 가장 먼저 나섰다. 이미 2억4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반도체 글라스 기판 회사 앱솔릭스를 설립하고 조지아주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생산 시설을 조성 중이다.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용 유리 기판을 상용화하는 전 세계 첫 번째 사례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반도체 기판은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기 위한 판을 말한다. 전자기기를 분해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녹색 패널을 가리킨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됐다. 하지만 반도체 기술 경쟁이 초미세 공정으로 접어들면서 받침대 역할을 하는 기판의 소재를 유리로 바꿔 더 얇고, 성능 좋은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기판을 유리 소재로 만들면 전체 두께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고 전력 효율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메모리 반도체를 붙여 쌓아야 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가장 먼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전자회로와 기판.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기 위한 녹색 판으로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를 쓴다. 중앙포토

일반적인 전자회로와 기판.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기 위한 녹색 판으로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를 쓴다. 중앙포토

전 세계 주요 파운드리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소부장 기업들이 유리 기판 상용화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은 이미 2030년 전까지 반도체에 유리 기판을 도입한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AMD 역시 서버용 반도체에 유리 기판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대표 소부장 기업으로 꼽히는 DNP도 반도체용 유리 기판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관련 연구에 대한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뀌는 첨단 패키징 기술 주도권을 둘러싸고 파운드리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이합집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SKC 관계자는 “글라스 기판 생산 역량에 칩플렛의 설계 기술 등을 더해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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