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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20억 달러 이상 우크라이나 돕겠다”…印총리와는 자주포 협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요 20개국(G20) 뉴델리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내년에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무상 개발 협력,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지원 등 3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고, 20억 달러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One Earth, One Family, One Future)라는 슬로건으로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G20 정상회의 제3세션 ‘하나의 미래’ 정상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안보, 인도, 재건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을 이행해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무력 사용에 대한 금지를 확고한 법 원칙으로 정립해 왔다”며 “이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차 회의에 앞서 10일(현지시간) 오전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인 라즈가트를 방문해 G20 정상들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차 회의에 앞서 10일(현지시간) 오전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인 라즈가트를 방문해 G20 정상들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20억 달러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개도국에 차관을 제공하기 위해 1987년에 설치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5억~10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에 비춰 볼 때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집행될 대(對) 우크라이나 지원액은 그 두 배에 달하는 파격적 규모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자유ㆍ평화ㆍ번영의 보편적 가치 수호에 기여하고,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이뤄낸 경험을 살려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디지털 규범 마련 필요성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 기술 발전에 발맞춰 미래를 여는 새로운 규범을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에 대한 세계 시민의 공정한 접근권이 보장되고, 디지털 기술이 세계 시민의 자유를 확대할 수 있도록 디지털 규범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뉴욕 구상’을 통해 “디지털 관련 새 질서를 논의하자”고 밝힌 뒤, 올 6월 프랑스 소르본 대학의 ‘파리 이니셔티브’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 규범을 제정하기 위한 국제기구를 설립하자”고 제안한 것의 연장선이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달 말에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하고,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디지털 선도국으로서 디지털 윤리 원칙과 규범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계속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유엔 차원에서 국제기구를 창설하는데 미국 등 디지털 강국들과 함께 논의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간디 추모공원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함께 헌화하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간디 추모공원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함께 헌화하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날 점심 무렵 20분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3월 윤 대통령의 도쿄 방문으로 올해 처음 회담한 뒤 이날까지 6개월간 여섯 번 만났다. 윤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에도 양국이 활발히 만남을 이어가면서,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프로세스도 잘 진행해 나가자”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는 “적극 호응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번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한ㆍ인도 정상회담은 5월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확대 정상회의 계기로 양자회담을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최근 한국 기업의 중점 비즈니스 대상국이 미국ㆍ중국ㆍ일본ㆍ베트남에서 미국ㆍ베트남ㆍ인도ㆍ중국 순으로 빠르게 바뀌는 점 등을 감안해 양 정상은 경제 분야에 대화를 집중했다.

양 정상은 먼저 양국 간 방산협력의 상징인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 2차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속 협력하는 것을 비롯해 국방과 방산 분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특히, 한ㆍ인도 교역 규모가 날로 확대되는 중에 2010년 발효된 한ㆍ인도 간 CEPA(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의 개선 협상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 수석은 “CEPA 발효로 무역 적자가 누적되면서 인도 측이 추가 개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세이프가드 등 개선돼야할 수입규제가 많은만큼 윤 대통령은 규범에 입각한 무역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의 진지한 노력도 촉구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전례없는 도발이 한반도뿐 아니라 지역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이 긴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주요20개국(G20) 뉴델리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주요20개국(G20) 뉴델리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별도로 회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G20 정상회담장에서 두 차례 마주쳐 환담했고, 갈라 만찬 때는 나란히 앉아 1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과시했다. 양 정상은 세 차례 환담에서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한ㆍ미ㆍ일 3국 협력이 전 세계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다양한 계기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3국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윤 대통령),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3국 일반 가정의 국민 삶에 좋은 영향을 주게될 것”(바이든 대통령) 등의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 휴가지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도네시아ㆍ인도 순방을 계기로 중국 리창(李强) 총리를 비롯한 20여개 나라 정상ㆍ최고위층과 양자회담을 하며 렵력을 다졌다. 특히,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지지를 당부하며 부산 알리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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