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차기 회장에 양종희 부회장…非은행·글로벌 확장 과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국내 최대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가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에 내정했다. 지난 2014년 11월부터 KB그룹을 이끈 윤종규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9년 만의 세대교체다.

8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3명의 최종 후보를 심층 면접한 뒤, 투표를 통해 양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에는 외부 인사로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내부 인사로는 양종희‧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올라 있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종희 후보는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글로벌·ESG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후보"라며 "KB손해보험 사장 및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추천과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1월 20일 정식으로 회장 자리에 오른다. 앞으로 3년간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양종희 최종 후보자는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략 및 재무통’으로 꼽히는 양 부회장은 은행부터 보험에 이르기까지 KB금융그룹의 핵심 사업에 두루 능통한 전문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고,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3연임 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과로 2020년 KB금융이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에 2021년 1월 가장 먼저 승진해 KB금융그룹의 개인고객·자산관리·연금 등을 총괄하고 있다. 양 부회장은 1961년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부터 국민은행에서 일했다.

양 차기 회장은 ‘리딩 그룹 자리 다지기’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KB금융은 2017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 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뒤, 2021년과 2022년에는 2년 연속 4조 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꾸려가는 것 역시 차기 회장의 핵심 과제다. K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부문 비중과 글로벌 수익 비중을 그룹 전체의 4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양 차기 회장이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경험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강화를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9년 만의 세대교체인 만큼 안정적인 시스템을 계승해 리딩 그룹의 자리를 확실시하는 것이 리더십의 관건”이라며 “동시에 은행 사업 외에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체제에서 경영 승계프로그램을 잘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회추위는 안정적인 경영 승계 절차를 위해 롱리스트(후보군)를 상시 관리하고 있다. 내부 후보자군은 그룹의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하고, 외부 후보자군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선정‧관리한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