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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웨이 폰 보며 엄지척…美상무장관 조롱 밈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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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최근 미국의 제재를 뚫고 첨단 반도체를 활용한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한 후,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미국을 조롱하는 풍자성 게시물이 범람하고 있다. 반면 중국 당국이 '아이폰 금지령'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정보기술(IT) 분야 기업에 신규 제재를 추진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美장관+화웨이 폰 합성해 조롱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중국 화웨이가 출신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모습이 합성된 가짜 광고.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중국 화웨이가 출신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모습이 합성된 가짜 광고.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발표하고 초기 물량이 일주일도 되지 않아 매진된 가운데 중국 SNS에는 최신 스마트폰의 성능을 과시하고 미국의 제재를 조롱하는 '밈(인터넷 유행 콘텐트)'이 확산되고 있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된 건 지나 러몬드 미국 상무부 장관을 화웨이 모델로 등장시킨 가짜 광고 영상과 사진이다. 중국 네티즌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러몬드 장관이 나와 "중국에 대해 나보다 더 강경한 상무부 장관은 없었다"고 말한 후, 이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宝网) 등에선 이 사진이 담긴 화웨이 스마트폰용 케이스가 판매되고 있다. 러몬드 장관은 "필요하면 중국에 채찍도 쓸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대중 경제 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WP는 이 동영상이 중국 국영TV CCTV가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도 게시됐다는 점을 들어 "어느 정도 (중국 정부의) 공식 승인이 있었다는 걸 암시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중국 SNS에 올라온 민족주의적 논평과 밈은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이 중국 기업들의 독립을 위한 돌파구'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장((浙江)외국어대학 미국연구센터의 추인 선임연구원은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은 미국 정치인들의 무역 괴롭힘에 대한 강력한 일격"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 화웨이 매장에서 전시되어 있는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인들이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 화웨이 매장에서 전시되어 있는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에는 첨단 반도체 장비가 있어야 생산 가능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가 내장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해당 반도체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5세대 이동통신(5G) 칩을 탑재해, 다른 나라의 최신 5G 스마트폰들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7% 정도였다.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을 올 연말까지 계획보다 약 20% 증가한 최대 600만개까지 출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흔들리는 애플…美 신규 제재 시작 

한편 중국 당국이 국가기관에 이어 국영기업과 다른 공공기관 등으로 아이폰 금지령을 확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에서 아이폰의 판매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애플 주가는 지난 6~7일 이틀동안 약 6%가 떨어졌고, 시가총액이 1897억달러(약 253조원)이 날아갔다. 한때 3조 달러를 넘어섰던 시가총액이 2조7760달러(약 2666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에 있는 사과 로고와 화웨이 매장 로고. 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에 있는 사과 로고와 화웨이 매장 로고. EPA=연합뉴스

애플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아이폰이 중국에서 연간 최대 5000만대가 팔리는데 일련의 상황으로 연간 500만~1000만대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전문가들은 오는 12일 아이폰15가 출시되면 애플이 처음으로 삼성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중국 상황으로 불안해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쓰인 반도체 기술과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 등을 주시하고 있다.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태우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그것에 맞게 (대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중국과 가까운 시일 내에 대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중국의 IT 분야 기업 2곳에 대한 신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제시카 로즌워슬 위원장은 무선통신 모듈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 퀙텔(Quectel)과 파이보컴(Fibocom) 등 2곳을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 명단(Covered List)'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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