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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부산 고신대 총장 지원자 없었다…진주국제대는 폐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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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학교. 송봉근 기자

고신대학교. 송봉근 기자

전국 상당수 대학이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산 고신대 총장 공모에 지원자가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은 한 때 일부 교수·직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했다. 임금 체불 등 경영난을 겪은 진주 국제대는 결국 문을 닫았다.

고신대 총장 공모에 지원자 없어 
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신대 재단인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는 지난달 28~30일까지 차기 총장 후보 등록을 받았다. 하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고려학원 이사회는 7일 오후 3시 총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어 총장 재공모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신대는 올해 6월부터 재정난으로 일부 교수와 직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비슷한 시기 이 학교 간판인 의과대학 지원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의과대 교수 150여명은 지난 7월 운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고, 의과대 학생들도 ‘고신 의대 학생 테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대책을 요구했다. 고려학원 이사회 측은 “8월 말까지 임금 미지급, 의대 지원 등 문제는 해결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과정에 고신대 교수평의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총장 불신임 결의안을 채택해 이사회 측에 제출했다. 이후 이사회는 총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면서 새 총장을 뽑는 절차를 진행했는데 지원자가 없어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고신대 재정난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신입생이 줄어들면서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사립대 대부분은 등록금 수입으로 운영비를 마련하는데 올해 고신대는 신입생을 83%밖에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90%대 등록률을 보였지만 역시 정원 미달이었다.

지난달 말 폐교한 한국국제대학교. 연합뉴스

지난달 말 폐교한 한국국제대학교. 연합뉴스

진주국제대 폐교 
이런 가운데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는 개교 45년 만인 지난달 말 결국 폐교했다. 1978년 3월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한 한국국제대는 이후 진주전문대학을 거쳐 2003년 4년제 진주국제대로 승격했다. 이후 2008년 3월부터는 한국국제대로 교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2011년과 2015년 감사 지적에 이어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정부 지원이 끊겼다.

이후 재정난이 가중된 한국국제대는 신입생 수가 급격히 줄었다. 또 미납된 공과금과 체불 임금이 110억 원을 넘겼고, 지난 7월 법원이 학교법인 파산을 선고하면서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국제대는 경남에서 처음으로 문을 닫은 대학이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23년 8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학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850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8.7%(147만5000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인건비·운영비·장학금·도서구입비·실험실습비 등에 투자한 돈이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등록금은 2009년부터 15년간 동결돼 대학 재정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역 사립대학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 수입에서 인건비 등 경상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80%로 치솟은 상황이어서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가 등록금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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