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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 같을 조기 휴식…‘항저우 에이스’ 준비하는 문동주

중앙일보

입력

한화 문동주. 연합뉴스

한화 문동주.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오른손 투수 문동주(20)는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특별한 부상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올 시즌 예정된 이닝을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장차 에이스를 맡을 문동주를 특별하게 관리하고 있다. 갓 데뷔한 지난해부터 이닝과 투구수, 휴식일 등을 철저히 챙기면서 조금이라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중이다. 올 시즌에는 130이닝 안팎을 한계 이닝으로 정해놓았고, 지난 3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통해 소화 이닝이 118과 3분의 2이닝이 되자 아예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남은 페넌트레이스 등판도 더는 하지 않도록 했다.

문동주는 고교 졸업반 시절부터 화제를 끌었다.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당시 연고 구단인 KIA 타이거즈는 광주진흥고 투수 문동주와 광주동성고 유격수 김도영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둘 모두 1차지명으로는 손색이 없는 자원이었지만, 단 한 명만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막판까지 고심한 KIA는 내야 보강을 위해 김도영을 영입했고, 문동주는 아쉬움 속에서 고향팀이 아닌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유망주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선 입단 계약금 5억원을 안기면서 자존심을 세워줬다. 앞서 KIA가 김도영에게 4억원을 투자한 점을 고려해 1억원을 더 챙겨줬다. 특별한 등번호도 선물했다. 바로 ‘1번’이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백넘버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에게 가는 일은 흔치 않았다.

한화의 ‘애지중지’ 관리는 계속됐다. 입단 이후에는 확실한 투구 프로그램을 마련해 문동주가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방안이 바로 130이닝 제한 투구다.

그렇다고 올 시즌 문동주의 투구를 더는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문동주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한화는 이 점을 고려해 130이닝까지 11이닝 정도의 여유가 남은 문동주를 조금 일찍 2군으로 내렸다. 대표팀 소집 전까지 당분간 서산구장에서 휴식과 훈련을 병행시키기로 했다.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소집될 예정이다. 다른 선수들의 경우 최대한 정규시즌 경기를 소화하다가 합류한다. 특히 선발진을 책임질 박세웅과 나균안, 곽빈, 원태인은 앞으로 2~3차례 더 등판한 뒤 소집된다. 반면, 문동주는 보름 이상 휴식을 취한 뒤 합류해 류중일 감독의 기대가 크다.

올 시즌을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마친 문동주는 “일단 다치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 점에선 100점을 주고 싶다”면서도 “다른 부분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이어 “구단해서 배려해주신 만큼 감사함을 안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겠다. 정말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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