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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조폭 깊은 빡침' 그 검사 "롤스로이스男 또래조폭 전부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형외과에서 마약 성분의 수면마취제를 과다 투약하고 운전하다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뜨린 일명 ‘롤스로이스 뺑소니’ 신모(27)씨가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신씨가 1995년생 또래 조폭 집단과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뺑소니 교통사고가 20대 조폭 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피해자 깔렸는데…폰 만지다 병원으로 도주

중고차 판매업자 신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혐의 등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지난 18일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직후, 사고 현장 CCTV분석부터 다시 했다고 한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압구정역 인근의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 의약품(미다졸람·디아제팜)을 2회 투약하고 수면마취 상태에 있었다. 신씨와 성형외과 측은 슈링크 시술(피부탄력개선)에 약이 사용됐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치료를 빙자한 마약 투약으로 보고 있다.

신씨가 사고 직후 피해자를 내버려 둔 채 병원으로 가는 모습. 검찰은 신씨가 병원과 투약 관련 입맞추기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 서울중앙지검

신씨가 사고 직후 피해자를 내버려 둔 채 병원으로 가는 모습. 검찰은 신씨가 병원과 투약 관련 입맞추기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 서울중앙지검

신씨는 약에 취한 상태로 롤스로이스 차량의 운전대를 잡았고 100m쯤 가다 동호대교 하단 벽면을 들이받았다. 신씨는 충돌 순간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량은 인도를 침범해 행인을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대구에서 학업을 위해 상경한 여대생으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현재 피해자는 뇌사 상태로, 가족은 “두피가 벗겨질 정도로 머리를 크게 다쳤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CCTV 화면을 보면 신씨는 사고 직후 주변 시민들이 달려와 피해자를 차량 밑에서 꺼내려 할 때도 운전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었다. 약 5분 뒤엔 피해자를 그대로 두고 현장을 이탈했는데, 사고 현장으로 오는 구급차 2대와 경찰차를 보고도 계속 걸었다. 신씨가 향한 곳은 이날 약을 투약한 병원이었다.

검찰은 성형외과 압수수색을 통해 신씨가 결제내역을 조작하고, 병원 측과 약물 투약 관련 말맞추기를 시도한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려고 사고현장을 잠시 벗어났던 것”이라며 도주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신씨가 구급대원에 의해 현장으로 돌아왔고 경찰이 체포하자 “(피해자) 안 죽었잖아”라며 고성을 지른 점 등을 토대로 피해자에 대한 구호 노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신씨. 연합뉴스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신씨. 연합뉴스

검찰은 신씨가 소속된 것으로 지목된 ‘1995년생 조폭 또래모임’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조직원으로 파악된 10여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마쳤다. 신씨 집에선 1억3000만원의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 모임의 실체와 온라인 도박 사이트로 불법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 등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고 이튿날인 지난 3일 신씨를 구속할 필요성이 없다며 석방했다. 이를 두고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현행범 체포한 피의자를 석방할 경우, 검찰은 개입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바뀐 수사 현실과 경찰의 초기 대응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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