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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무직"…아내·동거녀 살해한 프랑스男 118명 공통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년 11월 여성 살해를 비판하는 글귀가 적힌 프랑스 파리의 한 건물 외벽. AFP=연합뉴스

2019년 11월 여성 살해를 비판하는 글귀가 적힌 프랑스 파리의 한 건물 외벽. AFP=연합뉴스

지난해 프랑스에서 사흘에 한 명꼴로 여성이 남편이나 동거인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내무부는 지난해 총 118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전남편, 동거인에게 살해당했다는 내용의 '커플 내 폭력 사망' 통계를 발표했다.

2021년보다는 4명이 줄어들었지만 피해자 수가 현저히 줄어든 2020년보다는 16명 늘어난 것이라고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가해자의 대부분은 30세∼49세 사이의 프랑스 국적 남성으로, 범행 당시 무직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에는 신체적·정서적·성적으로 폭력을 가한 경우도 많았다.

피해 여성 중 37명은 사망 전 배우자나 동거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적이 있으며, 이 중 24명은 경찰에 신고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재단의 안-세실 마일페 회장은 "이는 수많은 여성 희생자를 구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경찰서를 나설 때"라고 말했다.

폭력의 주요 원인은 말다툼이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별, 질투 등이 꼽혔다.

여성 인권 전문 변호사인 안 부이용은 "이별은 여성에게 매우 위험하다"면서 "남성들은 상대방이 자유를 누리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소유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며 여성 살해 특유의 메커니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성이 보내는 경고 신호 중 하나가 말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라며 "이는 상대방에 대한 생사여탈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으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부이용 변호사는 배우자에 의한 여성 살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한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처치하는데 너무 집중하기보단 현상의 원인에 초점을 맞추고 남성과 여성의 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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