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 원톱 변신하고 해트트릭 폭발...호날두도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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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마수걸이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3~24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5-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개막 4경기 무패(3승1무) 행진을 이어갔다.

토트넘은 이날 '손톱(손흥민 원톱)' 전술을 가동했다. 개막전부터 히샤를리송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으나, 상대에게 볼을 자주 빼앗기는 등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원톱 스트라이커를 바꿨다. 대신 손흥민을 낙점했다. 히샤를리송 대신 최전방에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0-1로 뒤진 전반 16분 첫 골을 넣었다.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세리머니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솔로몬에게 내줬던 패스를 되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절묘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개막 4경기 만에 터진 시즌 1호 골. 올 시즌 토트넘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했다.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골을 넣지 못해 마음 한 쪽에 골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10골을 포함해 공식전 14골을 기록했다.

골 부담을 털어낸 손흥민은 팀이 3-1로 역전한 후반 18분과 21분 연이어 골을 몰아치며 시즌 첫 해트트릭까지 작성했다. 후반 18분엔 다시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멀티 골을 기록했고, 3분 뒤엔 페드로 포로의 어시스트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한 경기에 3골을 넣은 건 지난해 9월 17일 레스터시티와의 2022-23시즌 EPL 8라운드 이후 약 1년 만이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으로 교체돼 휴식을 취했다. 그는 이날 세 차례 유효 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한 것은 물론, 왕성한 활동량과 전방 압박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EPL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정하는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이름을 올렸다. 팬 4만여명이 참여한 EPL 공식 홈페이지 팬 투표에서 58.4%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팀 동료 제임스 매디슨(27.1%)을 제쳤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을 줬다. 이 매체는 "그는 매우 효과적으로 중심 역할을 수행했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시스템은 그의 경기에서 완벽하게 작동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과 풋몹 평점에서 모두 양 팀 통틀어 최고점인 9.6점을 받았다.

경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손흥민. 오른손엔 해트트릭을 달성한 공을 들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번리만 만나면 펄펄 난다. 과거 번리전에서 70m를 드리블 질주해 '원더골'을 넣은 기억이 있다. 2019년 12월 열린 2019~20시즌 16라운드 번리와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선수 6명을 따돌린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한 해 최고의 골을 가려 시상하는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EPL 통산 106골 고지를 밟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디디에 드로그바(104골)를 앞질러 EPL 역대 득점 순위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이어지는 9월 국가대항전(A매치)에도 기분 좋게 나서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A매치 기간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각각 웨일스 카디프,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맞붙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