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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도 날려버렸다… '풍속 200km' 허리케인 플로리다 강타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때 순간 풍속이 시속 200㎞를 넘긴 대형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 일대를 강타해 최소 3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허리케인 이달리아 여파로 플로리다주의 한 주유소가 무너져내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허리케인 이달리아 여파로 플로리다주의 한 주유소가 무너져내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5분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와 게인스빌 사이에 위치한 빅벤드 지역 키튼 비치로 상륙했다.

강풍과 함께 폭우를 동반한 탓에 교통사고 2건이 발생했고 40세와 59세 남성 운전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플로리다주 고속도로 순찰 당국이 밝혔다.

조지아주 론디즈 카운티에서는 이날 오후 도로를 가로질러 쓰러진 나무를 치우려던 중 또 다른 나무가 쓰러져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CNN이 전했다.

최고 풍속 시속 201km를 기록한 이달리아는 2017년 이후 미국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 가운데 8번째로 위력이 컸다. CNN에 따르면 빅벤드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는 125년 내 가장 강력했다.

강풍의 영향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지면서 플로리다주 수십만 가구가 정전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안선에 있던 일부 주택은 지붕 근처까지 물에 잠기고, 일부 지역 주유소 등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컸다.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75번 간선도로 일부 구간과 탬파와 세인트 피터즈버그를 잇는 선샤인 스카이웨이 다리 등이 폐쇄됐다. SNS상에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피해가 속출하는 동영상들이 돌았다.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8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한 뒤 폐허로 변한 마을의 모습. EPA=연합뉴스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8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한 뒤 폐허로 변한 마을의 모습. EPA=연합뉴스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가운데 30곳에는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주민 4500명 이상이 적십자가 마련한 대피소에 머무르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멍청한 짓을 해서 목숨을 위험에 빠트리지 말라"면서 "만일 당신이 실내에 있다면 허리케인이 통과할 때까지 몸을 웅크리고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플로리다주는 조기 피해복구를 위해 대기 중인 2만5000명의 공공서비스 근로자에 더해 3만명을 추가로 동원했다. 또 주 방위군 5500명도 소집돼 허리케인 대응을 도왔다.

플로리다를 강타한 이달리아는 그 뒤 조지아주 남동부로 이동했다. 미국 기상 당국은 31일까지 플로리다주 남동부 해변과 조지아주,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주 일부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리아의 여파로 30일 조지아주 서배너-힐튼 헤드 국제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약 900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플로리다주에 접근할 때는 4등급이었던 이달리아는 시간이 지나며 2등급(최고 풍속 175㎞)으로 세력이 다소 약화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최고등급)으로 분류되는데 3등급부터 메이저 허리케인이다.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가운데)가 이달리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가운데)가 이달리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이달리아 상륙으로 플로리다에서 정전·홍수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 공화당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하고 지원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달리아 피해와 하와이 산불(9500만 달러, 약 1255억원)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는 "더는 누구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역대 최고급 홍수, 가뭄, 극단적 더위, 심각한 산불이 우리가 전에 본 적 없는 중대한 피해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12조원 피해 예상…플로리다산 오렌지도 영향받나

이달리아의 피해 규모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투자은행 UBS는 초기 추산치에 바탕을 둔 분석에서 관련 보험에 가입한 플로리다주의 부동산 피해 규모만 봐도 93조6000억 달러(약 1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오렌지의 주요 산지인 플로리다주가 태풍의 피해를 보아 오렌지 상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오렌지 주스 가격의 국제 지표가 되는 미국 인터컨티넨탈 거래소(ICE)의 농축·냉동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은 30일 1파운드당 3.292달러로 과거 최고치(1파운드당 3.3175달러)에 근접했다. 플로리다의 올해 오렌지 수확량은 이미 2년 전의 절반 수준이며 이번 허리케인 영향으로 작황이 한층 안 좋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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