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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LG 지키는 ‘오스틴 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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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LG 트윈스의 오스틴이 지난 24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4회말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오스틴은 결승타 12개를 쳐 리그 공동 선두이며 타점(78)에선 한화 노시환에 8개 차 2위다. [뉴시스]

LG 트윈스의 오스틴이 지난 24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4회말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오스틴은 결승타 12개를 쳐 리그 공동 선두이며 타점(78)에선 한화 노시환에 8개 차 2위다. [뉴시스]

오스틴 딘(30·미국)은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해결사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의 주포이자 희망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LG의 최고 타자는 김현수도, 홍창기도 아닌 오스틴이다. 오스틴은 올 시즌 105경기(30일 기준)에 출전해 타율 0.315(450타수 127안타) 17홈런 78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홈런은 팀 내 2위, 타점은 1위다. OPS(장타율+출루율)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각각 0.882, 4.06(스탯티즈 기준)으로 1위다.

오스틴은 특히 찬스에 강하다. 타점 부문에서는 1위 한화 이글스 노시환(86개)에 8개 차로 뒤진 2위다. 결승타는 12개로 SSG 랜더스 최정, KIA 타이거즈 최형우와 함께 공동 1위다. 2아웃 득점권에서의 타율은 무려 0.394나 된다. 해마다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했던 LG로선 드디어 제 역할을 다해내는 4번 타자를 만난 것이다. 오스틴은 최근 타격감에 대해 “신께 매일 기도를 드렸는데 들어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오스틴의 방망이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전반기 타율은 0.300이었는데 후반기 타율은 0.360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방망이가 식을 줄을 모른다. 오스틴은 “마이너리그 시절 풀타임을 뛰었을 때 어땠었는지를 떠올렸다. 좋았을 때보다 좋지 않았을 때를 특히 더 많이 생각했다. 실패를 통해 배움을 얻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KBO리그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통역 지승재씨의 도움을 받아 상대 투수들의 스타일과 볼 배합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오스틴은 “통역에게 공 하나하나의 로케이션과 구종, 상대 타자 기록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건 처음 해봤는데 경기 전에 그 내용을 항상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오스틴 딘.

오스틴 딘.

LG는 지난 시즌까지 외국인 투수 덕을 톡톡히 봤다. 헨리 소사,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앤드류 수아레즈, 애덤 플럿코 등이 활약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들은 해마다 부진했다. 2018년 이후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타자는 루이스 히메네스뿐이었다. 시즌 도중 외국인 타자 교체는 연례행사였다. 오스틴은 “부담감은 하나도 없다. 타석에서 최대한 편안하게, 즐기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오스틴은 LG가 오래전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2019년부터 영입 대상에 올린 뒤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오스틴은 MLB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다 지난해 말 마침내 LG의 제의를 받아들여 한국으로 건너왔다.

LG에는 김현수·박해민·홍창기·문성주·이재원 등 쟁쟁한 외야수가 많다. 오스틴은 기꺼이 주 포지션인 외야수 대신 1루수를 맡았다. 고교 시절 내야수 경험이 있는 오스틴은 생각보다 수비를 잘 해내며 1루수 자리를 꿰찼다.

성격과 붙임성도 좋은 편이다. 1루에서 상대 팀 타자를 만나면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 오스틴은 “상대 팀 선수들과도 친분이 생겼다. 특히 올스타전에 출전하면서 가까워졌다. 노시환은 정말 매력적인 선수다. 성공하길 바란다. LG에서 뛰었던 한화 채은성도 나를 잘 챙겨준다”며 웃었다. 그는 홈 경기가 열릴 때는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 댈러스를 잠실 야구장에 데리고 나온다. 경기 뒤엔 함께 그라운드를 뛰어다닌다.

LG는 지난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없이 가을 야구를 했다. 올해는 오스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오스틴은 “마이너에선 두 번, 메이저에선 한 번 후보 선수(1경기 1타석)로 포스트시즌에 나간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관중이 없었다. 한국에서 맞는 올해 포스트시즌은 정말 재밌을 것 같다”며 “매일매일 이겨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겠다.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스틴 딘은 …

◦ 출생 : 1993년 10월 14일(미국 텍사스주 스프링)
◦ 체격 : 1m83㎝·97㎏ (우투우타)
◦ 경력 : 2012년 마이애미, 2020년 세인트루이스, 2022년 샌프란시스코, 2023년 LG
◦ MLB 성적 : 126경기 타율 0.228, 11홈런 42타점
◦ 가족 : 아내 사라, 아들 댈러스
◦ 연봉 : 70만 달러(약 9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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