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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냐"…국회서 정율성·홍범도 여야 충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범도 흉상 이전,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등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쟁점이 됐다.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율성 기념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광주시에 대해 국가보훈부가 감사원 감사 요청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광주에 이념의 색깔을 덧씌우려 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광주 태생으로 중국으로 귀화했던 정율성은 북한군과 중공군의 군가를 작곡했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참전했다.

민 의원은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은 지방자치사무와 관련된 것인데, 무슨 근거로 이런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극단적으로 지자체장이 김일성 기념관을 만든다고 하자. 그걸 용인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간 고성도 오갔다.

▶민 의원=“박 장관이 국회의원일 당시 중국을 방문해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전략에 부산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산주의자냐?”
▶박 장관=“일대일로를 지지한다는 말이 왜 공산주의자냐. 중국의 다양한 정책 중 그때그때 맞는 것도 있고 안 맞는 것도 있다. 왜 침소봉대하나.”
▶민 의원=“(정율성 논란은) 광주에다가 이념의 색깔을 덧씌우려는 것이다.”
▶박 장관=“인민군을 인민군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왜 색깔론이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정율성이 항일운동가라는 야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항일운동을 했다면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하지만, 그런 자료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정율성은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을 정면으로 배신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뉴스1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뉴스1

반면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정율성을 ‘김일성의 나팔수’로 규정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한복판에 정율성 공원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명분으로 우리 역사를 깡그리 무시해도 되는가”라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선열이 강기정 광주시장의 안일한 역사의식에 무덤 속에서 통곡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예결위에선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은 과거 소련군 공산당 가입 전력과 자유시 참변 관여 의혹이 있다.

안병길 의원이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이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냐”고 묻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육사 정체성이나 생도교육에 부합하도록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타당하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정율성 기념사업 찬반 논란이 이어진 28일 오후 광주 남구 정율성로 인근에서 보수단체인 자유통일당 관계자들이 기념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율성 기념사업 찬반 논란이 이어진 28일 오후 광주 남구 정율성로 인근에서 보수단체인 자유통일당 관계자들이 기념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자유민주주의가 우월한 체제로 인정받는 것은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라며 “독립군은 독립군으로 기리고, 음악가는 음악가로 기리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이고 본질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포기하면 전체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채 상병 군 수사 관련 "대통령-국방장관 통화 안 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선 군 수사 결과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 28일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해 국방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시킨 배경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8일 오후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향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8일 오후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향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와 관련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군 수사결과가 대통령께 보고 됐느냐”는 진성준 의원의 질문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이 군 수사결과에 대해 질책한 사실이 있느냐’, ‘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모른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폴란드 출장을 이유로 예결위에 불참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은행이 부실해 예금자들이 돈을 빼는 것을 ‘뱅크런’이라고 하는데, 정부 부실 지적을 피해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 런’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송석준 의원은 “이 장관 출장은 방산 수출에 큰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 불가피한 사정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했다.

韓총리 "오염수 용어 변경 검토하겠다"

한덕수 총리와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위 의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관련 보고서에 실린 ‘일본 정부의 정책을 권고하거나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대목을 거론하며 “IAEA도 못 믿는 것을 총리는 전부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방류 절차가 기준에 맞고 그것은 받아들일 만하다’는 보고서 내용은 뭔가”라며 “의원님은 보고서의 다른 내용은 안 읽어 보신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방류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문제에 대해선 “검토해 보겠다”며 “IAEA가 이야기하는 ALPS(다핵종제거설비)를 거쳐서 처리된 오염수. 저는 이것이 과학적으로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MBC가 오염수 문제를 비판하는 홍콩 어민 인터뷰를 보도하며 자막에 임의로 ‘일본 수산물’이란 단어를 넣은 것에 대해 “자막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올해 최악의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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