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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진입만 30분, 파라솔도 빽빽한데…해변 상인은 울상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수욕장 폐장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27일 오후 국내외 피서객들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와 선텐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해수욕장 폐장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27일 오후 국내외 피서객들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와 선텐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오후 1시쯤 방문한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은 인파로 붐볐다. 공영주차장 2곳엔 차량 대기 행렬이 쭉 이어졌다. 주차장 진입에만 30분 이상 걸릴 정도였다. 해변 파라솔(대여료 1만~2만원)엔 남는 자리가 없었다. 알록달록 파라솔이 백사장 위에 빽빽하게 펼쳐졌다. 부산 해수욕장에선 보통 매년 7월 중순부터 이런 ‘만실’ 상황이 4~5주는 이어진다.

해수욕장 폐장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27일 오후 국내외 피서객들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해수욕장 폐장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27일 오후 국내외 피서객들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인파 붐비지만 상인들 못 웃는 이유 

하지만 올핸 달랐다. 지난 7월 15일부터 닷새간 호우경보가 내려진 부산엔 404.5㎜의 비가 쏟아졌다. 또 이달 10일엔 태풍 ‘카눈’이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하는 등 기상 악재가 부산 바닷가 성수기를 덮쳤다. 만실이 2~3주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을 대여해주던 바르게살기운동 사하구협의회 소속 50대 여성 회원은 “장마도 너무 길었는데, ‘카눈’까지 오면서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이제 곧 폐장이라) 올해 장사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 역시 “영업 여건이 예년보다 훨씬 나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지역 내 다른 해수욕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해수욕장이 폐장하는 지난 20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막바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해수욕장이 폐장하는 지난 20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막바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해수욕장 방문객 300만명 이상 줄어 

27일 부산시 통계를 보면, 6월 1일부터 개장 기간 마지막 주말 토요일인 26일까지 해운대ㆍ광안리를 포함해 부산 해수욕장 7곳을 찾은 방문객 숫자는 1716만144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23만2066명(15.8%) 줄어든 숫자다. 특히 호우 경보가 지속한 5일(7월 15~19일)간 방문객은 63만4019명으로 작년(126만5608명)의 반토막에 불과했다. 태풍 카눈이 상륙한 주간 방문객 숫자도 133만1891명으로 작년(209만9214명)과 비교하면 63.4%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5일 강원 강릉시 남항진 해변에서 태풍 카눈 때 밀려온 수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연합뉴스]

지난 15일 강원 강릉시 남항진 해변에서 태풍 카눈 때 밀려온 수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연합뉴스]

기상악재에 전국 해수욕장도 영향 

전국 주요 해수욕장도 기상악재 영향을 받았다. 경남에 있는 해수욕장 26곳의 방문객은 작년 대비 11만명(5.5%) 감소했다. 지난 20일까지 대부분 운영을 마친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 85곳엔 피서객 65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800만명)의 40% 수준이다. 개장 기간 24일 동안 비가 내리고, 높은 파도에 15일간 입수 금지 조처가 내려지는 등 기상 여건이 나빴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환경미화원들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밀려온 해초 등 해양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뉴스1]

지난 11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환경미화원들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밀려온 해초 등 해양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뉴스1]

처리해야 할 해양쓰레기양은 늘어 

반면 폭우와 태풍 영향에 바다로 흘러든 해양 쓰레기는 크게 늘면서 지자체마다 처리에 애를 먹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올여름 해운대ㆍ송정해수욕장에서 발생한 해초 등 해양 쓰레기양은 234.4t으로 작년(41t)과 비교해 6배 가까이 늘었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 해양 쓰레기양이 지난해 52t에서 올해 371t으로 늘었다. 강원도의 사정도 비슷했다. 강원도 집계를 보면 태풍 카눈으로 인한 해양 쓰레기 발생량은 지역별로 양양군 1500t, 고성군 700t, 삼척시 560t, 강릉시 441t 등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이 같은 추산을 토대로 해양수산부에 처리 등 관련 예산 14억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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