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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아기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20대母, 2심도 징역 15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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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생후 4개월 된 아기를 매일 밤 홀로 방치해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이재찬 남기정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출산한 아이를 홀로 양육하면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방치해 4개월 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약 26회에 걸쳐 길게는 21시간가량 아이를 집에 홀로 두고 분유를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아이는 사망 당시 몸무게가 2.29kg으로 태어났을 때보다 오히려 더 줄어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A씨는 지난 2017년에도 아이를 낳았으나 제대로 양육하지 못해 모친이 돌봐주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유튜브에 '정인이 사건'을 검색하고 지인과 대화에서 'ㅋㅋㅋ'란 표현을 사용했으며, 아이 사망 직후 A씨가 당황하지 않고 지인과 통화하기도 했던 점을 근거로 A씨에게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진행된 1심은 "A씨의 근무지와 집의 거리는 도보로 8분 거리였다"며 "일하는 중간에도 잠깐 돌볼 수 있었는데 그러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사망 이후 A씨가 보인 행동을 고려하면 사망을 예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아동학대 살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다며 A씨와 징역 30년을 구형한 검찰의 항소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지인에게 양육을 부탁하지 않고 피해자를 12시간 동안 홀로 방치해 두고 유기·방임했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의 점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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