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FP 성능 높인 중국, 2차전지 시장서 질주…일본은 ‘전고체 배터리’로 역전 노려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854호 11면

증시 블랙홀 2차전지의 허실

현재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리튬이온(Li-ion)’ 배터리지만 양극재로 사용하는 재료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은 리튬·인산·철(LFP)을 사용하는 데 반해 한국은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주로 사용한다.

한국 기업의 주력인 NCM은 LFP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우수하다. 같은 용량이라도 LFP보다 30% 정도 가볍다. 그래서 고성능 전기차에서 주로 사용된다. 넉넉한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 시간에 민감한 전기차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한국 기업은 NCM에 주목해 온 것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LFP가 대세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6대가 LFP를 장착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LFP는 NCM보다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고 가격이 저렴한 게 장점이다. 한국과 중국은 한동안 각자의 시장에 주력했다. 그러다 균형이 깨진 건 2020년께 중국이 알루미늄을 추가해 LFP의 성능을 끌어올리면서다. 가격이 싸면서 성능까지 좋아지자 테슬라를 시작으로 벤츠와 폴크스바겐이 LFP 탑재를 선언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LFP를 포함해 배터리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렴한 전기차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LFP에 대한 인식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포드는 아예 CATL과 손잡고 LFP 공장을 북미에 짓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LFP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질주에 한국 기업들은 NCM 가격 인하 노력과 함께 LFP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NCM 중 가격이 비싼 코발트 함량을 줄여 가격을 내리는 게 목표다. 동시에 LFP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엔솔이 국내 3사 중 처음으로 LFP를 양산할 예정이고, 삼성SDI도 울산 공장에 LFP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주요 소재 기업도 LFP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한국과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기며 자존심을 상한 일본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이온이 오가며 충전과 방전하는 원리다. 이때 리튬이온이 오가는 도로 역할을 하는 ‘전해액’은 액체인데, 전고체 배터리는 이 전해액을 고체화하는 것이다. 고체화하면 액체에 비해 발화점을 높여 폭발·화재 위험성을 낮추고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국내 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이 분야에선 일본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개발된 전기차 배터리 가운데 가장 진보한 형태”라며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