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찾아라 숨은 1㎝ … 좀 더 넓게 좀 더 편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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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성능보다는 공간'. 자동차 생산기술이 점차 평준화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차 속'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동차 실내가 널찍하고 안락한지를 과거보다 더 꼼꼼히 따진다. 동급 차량의 성능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자동차 '평수'를 넓힐 수는 없는 게 차 업계의 고민. 실내를 넓게 만들더라도 겉모습은 더 콤팩트하고 날렵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자동차 실내공간을 디자인할 때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①푸조 뉴 307SW HDi ②현대 베라크루즈 ③아우디 Q7

◆넓게, 더 넓게=대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표방한 현대차 베라크루즈는 차 크기만큼이나 공간이 넓다. 조금이라도 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 2열에 앉는 승객의 무릎 공간을 더 넓히려 운적석의 뒷면 양쪽을 약간 파이게 디자인한 게 대표적인 예다. 파인 공간만큼 2열 승객의 무릎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운전석 문의 암레스트 위쪽 공간은 움푹 파였다. 오디오 장치를 조금 더 높게 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운전자의 눈이 많이 가는 공간을 더 넓게 느껴지게 하려는 것이다.

현대차 디자인팀 권작 차장은 "아무리 큰 차도 사람이 타면 답답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고급 브랜드일수록 실내공간이 넓고 안락한 느낌이 나게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며 "베라크루즈는 실제 공간도 넓지만 시각적으로도 더 넓게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공간을 만드는 아이디어=지난달 출시된 푸조 뉴 307SW HDi는 자유롭게 배치가 가능한 '모듈러 시트'를 달았다. 뒷좌석이 두 명이 앉기에는 넓고 세 명이 앉기에는 좁다는 소비자의 불만을 받아들여 일체형 시트를 버리고 3개의 독립된 좌석을 넣었다. 각 좌석은 각각 탈.부착이 가능하다. 실내에 싣는 물건의 크기와 양에 따라 공간을 조절할 수 있다. 닛산의 뉴 인피니티 G35 세단은 기존 G35 세단에 비해 공간이 넓어졌다. 앞뒤 좌석 사이나 실내높이를 5~15㎜ 늘렸다. 또 탑승자의 승.하차가 쉽도록 뒷문을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열 수 있게 디자인했다.

혼다 신형 CR-V는 테일게이트에 장착했던 스페어 타이어를 화물칸으로 옮겨 공간이 줄어들게 되자 칸막이를 만들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뒷문도 좌우 열림식에서 상하 열림식으로 바꿔 화물 적재가 편하도록 했다.

폴크스바겐 제타는 뒷좌석을 접으면 1.9m 길이의 물건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모델보다 20여㎝ 늘었다. 제타 2.5 모델은 앞좌석 조수석을 접으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우디 Q7은 내장재에 조화로운 색감을 적용해 넓고 안락한 느낌을 강조했다. 최대 6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컵 홀더 등 다양한 수납 공간도 장점. 장거리 여행에 알맞도록 좌석의 편의성을 높였는데 2열 좌석은 최대 100㎜까지 앞뒤로 조정할 수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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