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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 1유로에 다 팔고 러시아 뜬다…4300억 손실 보면서,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덜란드 맥주기업 하이네켄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사업의 철수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네덜란드 맥주기업 하이네켄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사업의 철수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주류 기업인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이 최근 러시아 사업 부문을 단돈 1유로(약 1400원)에 현지 기업에 통째로 매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이네켄은 이날 “러시아 사업 부문을 러시아의 화장품·생활용품 제조 업체인 아네스트 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아네스트 그룹에 러시아 사업 부문의 지분 100%를 넘겼다면서다. 이로써 하이네켄은 작년 3월 발표했던 러시아 사업 철수 절차를 매듭짓게 됐다.

‘1유로 매각’은 러시아를 떠나는 기업들의 시급성과 어려움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액수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하이네켄이 이번 거래로 입은 손실은 약 3억 유로(약 4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프 반 덴 브링크 하이네켄 최고경영자(CEO)도 성명에서 “최근 일련의 일들은 러시아를 떠나는 대규모 제조 기업들이 직면한 심각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쟁 초반 하이네켄은 일찌감치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재하면서 “러시아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3월 28일 입장문에서 회사는 “하이네켄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 전개되고 심화하는 것을 바라보며 충격받았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하이네켄 경영진은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하이네켄을 비롯해 러시아에서 철수하려는 외국 기업들에게 자산 압류나 가격 후려치기 등으로 보복을 가하면서 철수조차 쉽지 않았다. 하이네켄은 약 17개월 만에 힘겹게 철수 절차를 완료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 기업 다농의 러시아 자회사와 맥주 회사 칼스버그의 현지 양조 업체 지분을 정부가 압류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이네켄은 러시아에 제조 공장 7곳을 두고 있으며 직원 18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회사는 주인이 바뀌더라도 이들 직원의 고용은 향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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