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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스벅은 빼고 유니클로‧미니소는 유지…유통기업 상반된 전쟁 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롯데마트 잠실점 내 유니클로 매장 영업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뉴스1

지난해 10월 롯데마트 잠실점 내 유니클로 매장 영업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뉴스1

글로벌 식·음료, 유통 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영업을 계속해 비판을 받았던 맥도날드‧코카콜라‧펩시콜라‧스타벅스 등 미국 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 만인 지난 8일(현지시간) 한꺼번에 러시아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반면 중국‧일본 기업은 현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직원들과 가맹점주들에게 e메일을 보내 “러시아 내 850개 점포에서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며 “맥도날드는 상황을 계속 평가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 매장에서 일하는 종업원 6만2000명에게는 급여가 계속 지급된다. 맥도날드는 구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에 매장을 열고 지난 32년 동안 영업을 계속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자 온라인에서 ‘보이콧 맥도날드’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러시아 시장 지키다 뭇매…영업중단 발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1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스타벅스도 이날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성명을 통해 “이유 없고 부당하며 끔찍한 러시아의 공격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사업에서 나온 로열티를 우크라이나 구호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알렸다. 코카콜라도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비극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을 위로한다”며 “러시아 내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는 러시아 시장에 남기로 결정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지난 7일 현지 언론을 통해 “전쟁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면서도 “의류는 생활필수품으로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와 똑같이 살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패스트리테일링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해 1000만 달러(약 123억원)와 의류 물품 20만개를 유엔난민기구(UNHCR)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9일 미니소 러시아 홈페이지. 30% 할인된 가격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 미니소 러시아 홈페이지 캡처]

9일 미니소 러시아 홈페이지. 30% 할인된 가격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 미니소 러시아 홈페이지 캡처]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24일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한편, 러시아와는 남쿠릴 4개 섬 문제가 있어 과도하게 자극하고 싶지 않은 것이 본심”이라고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서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남쿠릴 4개 섬 영유권 다툼으로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중국의 저가 생활용품 판매 기업인 미니소는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에서 마케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미니소는 9일 현재 러시아 홈페이지를 통해 30% 할인된 가격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미국 영화제작 기업 마블의 캐릭터가 들어간 물병과 가방 상품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중국 기업 미니소, 러시아에서 홍보 계속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 “애플과 삼성, 휴렛팩커드(HP)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미국 제재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샤오미와 같은 중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가장 큰 휴대전화 판매 시장이라고도 소개했다.

한국 식·음료, 유통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KT&G·팔도 등 40여 업체가 러시아 현지에 나가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호텔 등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휴양지 소치에 2024년까지 300여개 객실 규모 5성급 호텔을 지을 예정이다. 팔도는 현지에서 도시락 컵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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