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여파는 어땠나…"2년간 어업생산량·소득 감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튿날인 2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의 한 가게에 수산물 안전 홍보문구가 부착돼 있다. 뉴스1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튿날인 2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의 한 가게에 수산물 안전 홍보문구가 부착돼 있다. 뉴스1

일본이 지난 24일부터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어업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2년간 어업 생산량과 어업소득이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방류 이후 어업인이 입을 수 있는 직간접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어업 생산량은 325만6000t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2012년과 2013년엔 각각 2.2%, 1.5% 줄어들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생산액으로 따지면 2011년 8.7% 증가한 8조729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2012년에 -4.8%, 2013년에 -6.0%를 기록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어업생산액이 2년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있었던 1999~200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2014년 플러스로 돌아온 이후 현재까지 어업생산액이 2년 연속 감소한 적은 없다. 어업 생산량과 생산액은 연근해·원양·양식 등 어업 활동으로 생산된 물량과 금액을 의미하는 수치로, 수산물 유통이나 가공 등 부가가치는 제외된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어업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4%, 어업생산액은 1.7% 증가한 상태다. 하지만 수산업계에선 하반기 국내 수산물 소비가 급감한다면 자연스럽게 생산량과 생산액 모두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2011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직후 3개월 동안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12.4% 감소한 바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이는 어민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실제 2011년 전국 평균 어업소득은 전년 대비 23.0% 증가했지만, 2012년(-4.4%)과 2013년(-5.1%)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활어 등 어류 수요가 감소하면서 다시마·김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양식 해조류 생산 비중이 커지다 보니 전체적인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경영수익과 같은 어업외소득까지 모두 포함한 어가소득도 2012년에 3.2% 줄었다.

수산물 가격 하락 조짐도 벌써부터 일부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국산 고등어(신선냉장·중) 소매가는 방류 당일인 24일 기준 2768원으로, 전일(3149원)보다 12.1% 하락했다. 국산 갈치(냉장·중)은 전일 대비 8.8%, 조기(냉동·중)은 1.5% 감소하는 등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튿날인 24일 오전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 정박한 어선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의 책임을 묻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튿날인 24일 오전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 정박한 어선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의 책임을 묻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수산업계에선 특단의 대책 없이는 소비 위축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대성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회장은 통화에서 “어제오늘 부산 자갈치시장과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을 돌아다니며 확인했는데,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방류하기 전부터 손님이 줄어드는 조짐이 있었는데, 방류가 시작된 어제 오후를 기점으로 더 심해졌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엔 한계가 있는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국산 수산물 안전성을 알리는 동시에 방사능 안전망 구축에도 힘쓸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방류에 따른 방사능 수치 변화 여부를 더욱 면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일본 인근 북서태평양 공해상에서도 해양 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는 오염수 예상 이동 경로를 고려해 후쿠시마 제1원전을 기준으로 약 500~1600㎞ 반경 내 2개 해역, 8개 정점에서 매달 시행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우리 정부 자체적으로 일본의 원전 오염수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감시하여 우리 바다를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