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직격 인터뷰 | ‘서울대 10개 만들기’ 주창하는 김종영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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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병목현상’ 풀면 입시과열·지방소멸 다 해결” 

대학 서열 깨고, 지방대 살리는 ‘신의 한 수’ 될 수 있어
대학 재정지원 OECD 꼴찌… 연구중심대학 지원 늘려야

김종영 경희대 교수는 “‘인(in)서울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전국에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지미연 객원기자

김종영 경희대 교수는 “‘인(in)서울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전국에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지미연 객원기자

대한민국에서 ‘대학 입시’는 난제 중 난제다. 60~70년 동안 교육당국이 나서 학력고사, 본고사,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많은 대책을 세워왔지만 백약이 무효.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문항 배제’, ‘사교육 카르텔 척결’ 등 지극히 지엽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고질적인 대학 서열화, 치열한 입시경쟁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능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나온 대통령의 ‘핀셋 지적’에 오히려 고3 등 입시준비생과 학부모들만 혼란이 더 커진 형국이다.

최근 한국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입시 제도가 아닌, 대학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종영 경희대학교 교수(사회학)의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화제다. “한국 교육의 최대 문제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향한 좁은 고속도로, 곧 ‘병목현상’ 때문에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개 고속도로(서울대)를 늘려 10개의 고속도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의 9개 지역거점국립대학(지거국)에 서울대 수준의 예산을 투자해 연구중심대학으로 탈바꿈시켜 ‘서울대 부산(부산대)’‘서울대 전주(전북대)’‘서울대 관악(서울대)’ 등으로 서울대를 10개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8월 8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캠퍼스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그는 “현재 모든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입시경쟁, 부동산 폭등, 지방소멸 등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인(in)서울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전국에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은 전국에 우수한 대학들이 골고루 퍼져 있어 병목현상을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5년 저서 [지배받는 지배자: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으로 한국 대학과 학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던 인물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모델로 거점국립대 상향화

서울 대치동의 학원가 모습.

서울 대치동의 학원가 모습.

김종영 교수가 대학 입시 문제를 탐구하게 된 계기는 ‘왜 한국만 교육지옥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나왔다. 그는 연구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 교육, 특히 대학 입시의 문제점을 ‘병목현상’에서 찾아냈다. 한국은 SKY로 향한 단 하나의 교육 고속도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극심한 병목현상을 일으킨다는 것. 이 병목현상은 다시 대학병목, 공간병목, 시험병목, 계급병목, 직업병목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모든 부분에서 한국은 최악의 병목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병목현상’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대학체제는 크게 유럽식 평준화 모델, 미국식 다원화 모델, 한국식 독점화 모델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한 유럽 학생들은 어떤 고속도로(대학)로 가도 상관없고, 미국 학생들은 100개 이상의 명문대학에 갈 수 있는 넓은 선택지 때문에 대입 병목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종합대학 기준으로 엘리트 대학들이 서울에 다 몰려 있고, 게다가 극단적인 서열화가 형성되어 있다. 병목현상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이런 병목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해방 이후 서울대 한 곳에 자원을 모아주었고 서울대 중심의 지위권력 독점에 대해서 한국 정치인, 교육자, 지식인이 별다른 생각 없이 교육 독점체제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 독점세력이 계속해서 한국 교육을 지배했고 여기에 대해 별다른 정치적 싸움이 없이 100여년 동안 헤게모니가 유지돼 왔다.”

캘리포니아의 대학 체제를 모델로 한 이유는?

“세계 100위 대학 안에 미국 대학이 40개, 그중 10개가 캘리포니아에 있다. 국립대 7곳과 사립대 3곳이다. 우리와 비슷한 인구 4000만 명 지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이 10개나 존재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세계적인 대학 10개를 만들어 탁월성, 민주성,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IT 혁명과 반도체 혁명을 일으켰다. 1868년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가 처음 세워졌고, UCLA가 1919년 세워졌다. 연구 중심 대학을 캘리포니아 전역에 만든 캘리포니아대학 마스터플랜은 1960년 완성됐다. 그야말로 백년대계다. 우리도 3조~4조원 정도 투자하면 지역거점국립대 9곳을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시킬 수 있다.”

기존에 제기된 ‘대학통합네트워크론’과 어떻게 다른가?

“대학통합네트워크론은 학벌 타파를 위해 서울대학부제를 없애고 공동 학위를 10개 대학에 주자는 것이었다. 국립대 통합, 입시개혁 등 모든 것을 한꺼번에 고치려는 ‘최대주의’로의 접근법이다. 하지만 어떤 대학을 어떻게 만들 것이며, 예산 부분이 빠져 있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거점국립대를 서울대처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최소주의’ 전략이다. 단칼에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통합네트워크론’을 처음 제시한 정진상 경상대 교수도 ‘서울대 10개 만들기’ 안을 지지해주셨다.”

인(in)서울·지방소멸 현상 끊을 ‘신의 한 수’

김 교수에 따르면 전국에 서울대 10곳을 만들면 전체 수험생의 20%를 흡수할 수 있다. 현재 서울의 엘리트 대학 인원을 상위 10%라고 볼 때 이 인원을 더하면 명문대 인원을 전체의 30% 수준까지 늘릴 수 있어 병목현상이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캘리포니아대학 10곳에 입학하는 학생은 12.5%로, SKY에 입학하는 비율보다 6배 높다. 게다가 대규모 편입을 설계해 놓았기 때문에 추가로 6% 정도 학생들이 편입할 수 있다. 전문대를 졸업했어도 서울대 수준의 대학에 다닐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전제조건은 지역거점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대학의 차이는 ‘돈’의 차이”라고 강조했는데.

“캘리포니아대학과 우리의 지역거점국립대만 비교하면 학생 수는 비슷한데 교수진에서 두 배 차이가 난다. 교육 예산에서 8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1조원 이상의 예산을 가진 대학은 SKY랑 카이스트뿐이고, 지역거점국립대는 5000억원 정도다. ‘1조원 대학에 갈래, 5000억원짜리 대학에 갈래’ 그러면 당연히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전자를 택한다. 서울대만큼 투자를 해야 세계적인 대학이 되는 것이지 이름만 바꾼다고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자세히 뜯어보면 서울대와 지역거점대학은 산학협력단 예산에서 3600억원 정도의 차이가 난다. 한 대학당 3600억원 정도만 투자하면 SKY 수준의 대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종합대로는 경쟁력이 없다. 특성화, 연구중심 대학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나 또한 적극 지지하는 바다. 지역거점국립대학이 서울대 수준의 높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모든 과를 보유한 종합대학이 아니라 특성화, 연구중심 대학으로의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연구중심 대학은 대학에서 인터넷이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같은 것을 발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학을 학벌을 주는 ‘지위권력’으로만 생각하는데,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창조권력’을 앞세운 독일 대학들은 화학·철강·전기 분야 등의 2차 산업혁명을 선도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들은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입시 문제 해결 외에 기대되는 효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제가 바로 수도권 집중화, 특히 ‘인서울 현상’이다. 지역의 좋은 인재들이 근거리 대학 대신 서울·수도권으로 집중하면서 지방에선 인구 감소, 기업유치의 어려움, 지역경제 악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지방대학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교육, 사회, 경제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이 있으면 인적자본이 제공되기 때문에 기업도 모여들 수 있다. 도시학의 대가들은 ‘도시를 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세계적인 대학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도 예전에는 농촌이었다. 대학 개혁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SKY 등 명문대 출신의 기득권자도 동의할까?

“만나 본 사립대 총장이나 교수들도 이 안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 대학들이 경쟁력을 잃고 쓰레기통에 들어갔다고 할 정도로 안 좋아져 있기 때문이다.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지역거점국립대의 상향평준화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대 수준의 연구와 특성화를 통해 대학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강의를 다니다 보면 지방 중에서는 특히 대구, 부산 등 영남지역의 호응이 높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조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지위권력’ 아니라 ‘창조권력’ 빛나는 대학으로

사진:지미연 객원기자

사진:지미연 객원기자

김종영 교수는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과학기술사회학 분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육지옥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사회적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썼다. 이전에 지식과 권력 3부작인 [지배받는 지배자: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 [지민의 탄생: 지식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지성의 도전], [하이브리드 한의학: 근대, 권력, 창조]를 출간하며 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배받는 지배자: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은 심층 면접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비주류이자 소수자, 피지배자일 수밖에 없었던 유학생들이 한국에 돌아와 지배자의 위치에 올라서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찍부터 교육사회학, 대학사회학에 주목한 이유는?

“한국에서는 교육이 종교다. 교육이 임금, 복지와 안녕, 결혼과 연애까지 결정한다. 그래서 누구나 입시 등 교육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전문가 수준이다. 그러나 정작 대학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이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대학사회학이다. 1960년대부터 시작했으니 약 60년 된 연구 분야다. [지배받는 지배자: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 [서울대 10개 만들기] 역시 대학사회학 분야다.

대학의 ‘지위권력’과 ‘창조권력’에 주목했는데.

“지위권력은 학벌을 줘서 취직할 수 있게끔 하는 기능이고, 창조권력은 새로운 지식경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지위권력, 즉 학벌서열화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연구중심 대학으로 재편한 미국은 창조권력이 빛을 발한다. 창조권력의 가장 대표적인 행위자는 국가, 기업, 대학이다. 현대사회에서 선진국들은 대학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독일 대학들이 주도했고,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미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주도했다. 국가, 기업, 대학은 지배를 넘어 창조의 인프라가 돼야 한다.”

최근 장편소설 [문두스]를 내놓았다. 20년 전 ‘황우석 사태’를 다시 꺼낸 이유는?

“2005년 황우석 사태와 황빠(열렬한 황우석 지지자) 현상을 연구하다 ‘21세기 파우스트’를 쓰겠다고 결심했으니 18년 만의 결과물이다. 황우석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영혼까지 판 우리 시대의 파우스트다. 지금 아랍에미리트(UAE)의 부통령 셰이크 만수르 밑에서 체세포 복제 연구를 하고 있다니 황우석 이야기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뛰어넘을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내 소설은 스릴러, SF, 사회비판소설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면서 재벌, 종교, 민족주의, 베트남전 학살 문제까지 거침없이 과감하게 다루었다. 황우석 사태를 통해 인간이 겪는 보편적 욕망과 모순, 꿈과 좌절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대학 재정 지원 꼴찌

김 교수는 우리의 교육 문제에 대해 “한편에는 강고한 교육지옥 동맹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무능한 교육개혁 세력이 있다. 이 둘의 완벽한 조합에 의해 한국교육은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집단적 무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제대로 된 연구도, 개혁의 의지도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학의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OECD 통계에서도 보듯 한국 대학의 1인당 공교육비는 한국 초등학교 1인당 공교육비보다 못하다. 교육부, 청와대, 교육계가 대학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을 초등학교에서 하나? 4차 산업혁명을 고등학교에서 하나? 지식경제의 핵심은 대학인데 모두 입시와 초중등교육에만 관심을 가진다. 언론도 입시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대학 문제에 관심이 없다. 한국 대학은 쓰레기통에 처박힌 상황이다.”

고등교육 정책의 문제점과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관계없이 모든 것이 문제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계속해서 교육지옥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OECD 국가 중 한국만 유일하게 교육지옥이다. 이 문제들을 고치기 위해서는 냉정히 대학의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 교육과의 과열된 관계에서 빠져나와 한국의 대학체제를 바라봐야 한다. 특히 입시는 학부모들의 단기적인 요구의 문제이고, 대학 개혁은 장기적인 계획의 문제다. 이 둘을 섞어버리면 학부모들의 단기적인 요구에 의해 대학개혁이 좌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지금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이 꼴찌다. 고등학교가 1인당 1만7000달러를 투자하는데 대학은 1인당 1000달러다. 그러니까 대학에 가서 인재를 기르지 못하는 구조로 돼 있다. 대학의 재정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어떤 형태로든 대학 주체들이 정치적으로 나서야만 가능한 일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이제는 지방대학시대’가 있다. 교육계에서는 지역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해야 할 거점국립대학의 경쟁력과 수준을 높이기 위한 파격적인 지원으로 수도권으로 향하던 인재들의 발걸음을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특성화와 쇄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지방 사립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마침 교육부는 올해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구축한다. 자율적으로 과감한 대전환을 시도하는 대학 30곳에는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시작으로 지역대학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충남대·한밭대와 같은 대학 통합 사례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올 상반기 중 국립대 통폐합 매뉴얼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병철의 반도체’ 같은 리더의 큰 결단 필요

무엇보다 리더의 정치적 결단이 중요할 듯하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리더의 방향타가 필요하다. 1983년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에 뛰어들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 결과가 어떤가. ‘지방시대’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는 수십 년간의 지역혁신체제 연구들을 철저하게 살펴봐야 한다. 실리콘밸리, 실리콘힐스, 소렌토밸리의 탄생은 지방대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자’는 정치적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은 ‘대학경제’ 또는 ‘지식경제’에 기반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학 없이 ‘지방시대’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 외에 학벌사회 타파를 위한 정책을 조언한다면?

“전국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많이 만들고 연구중심 대학, 교육중심 대학, 직업중심 대학 사이의 병목을 해결할 수 있게 대대적인 편입 등 교육기회를 구조적으로 확충시켜야 한다. 계급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대학무상교육이 정책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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