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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첫 자궁 이식 성공…40대 언니 자궁 기증받은 30대 여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에서 첫 자궁 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이번 수술은 이미 두 번의 임신 경험이 있는 언니의 자궁을 동생이 이식받는 수술이었다. 다만 의학계는 자궁 이식 수술로 성전환 여성이 임신할 수 있기까지는 10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자선단체 ‘자궁 이식 영국(Womb Transplant UK)’이 지난 2월 자매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 Womb Transplant UK

23일(현지시간) 영국 자선단체 ‘자궁 이식 영국(Womb Transplant UK)’이 지난 2월 자매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 Womb Transplant UK

23일(현지시간) 불임 여성을 지원하는 자선 단체 ‘자궁 이식 영국(Womb Transplant UK)’에 따르면 지난 2월 영국에서 34세 여성이 40세 언니의 자궁을 기증받아 이식했다. 수술을 진행한 옥스퍼드 처칠 병원 의료진은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식된 자궁, 정상적으로 기능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은 자궁이 발달하지 않은 채 난소가 기능하는 희소 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그는 앞서 보관한 난자로 시험관 시술을 받을 계획이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수술 뒤 2주 만에 첫 생리를 했다.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는 조직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은 최대 2번의 임신을 한 뒤 자궁을 다시 제거해야 한다.

자궁을 기증한 언니는 이미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현재 자매의 건강은 모두 양호한 상태다.

2만5000파운드(약 424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용은 자궁 이식 영국(Womb Transplant UK)’가 지불했다. 단체 회장이자 이번 수술을 이끈 리처드 스미스 런던 임페리얼대 교수는“현재 영국에 자궁 문제 때문에 불임인 가임기 여성이 1만50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500명 이상의 여성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문의했고, 12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 난자를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가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앞서 2014년 스웨덴에서 이식된 자궁에 임신된 첫 아이가 태어난 뒤 전 세계적으로 약 100건의 자궁 이식 수술이 있었다. 미국과 스웨덴에서 약 50명의 아기가 태어났고, 터키·인도·브라질·중국·체코·독일·프랑스 등에서도 이식된 자궁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트랜스젠더 여성 임신은…“10년 뒤 미래”

자궁 이식 수술의 성공으로 트랜스젠더 여성도 임신이 가능한 미래가 다가올 수 있지만, 전문가는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미스 교수는 “골반과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고,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네트워크인 마이크로바이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자궁 이식을 성공한 마츠브란스트롬 예테보리대 교수도 “트랜스젠더 여성으로부터의 문의가 많다”면서 “관심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성급하게 진행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문의에 대해‘아직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지만,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답한다”며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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