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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47%, 2021년 이후 입당…“민주당, DNA 절반 바뀐 이재명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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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245만4332명이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47.2%(115만8423명)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후보로 부상한 2021년 이후 입당했다. “DNA 절반이 바뀐 ‘이재명의 민주당’”(당직자)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친명계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선출될 때 권리당원 득표율이 78.2%였다. 사실상 권리당원 대부분이 ‘이재명 팬덤’”이라고 말했다.

팬덤 중 강성 지지층을 뜻하는 ‘개딸’(개혁의 딸)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친명계 의원들은 팬덤 중 다수를 ‘행동력 있는 개딸’로 평가하지만, 비명계는 3000명 정도로 본다. 이들이 보통 전화번호를 3000개 정도 차단하면 더 이상 공격 문자가 안 오기 때문이다. “공격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강성 당원과 개딸이 거의 일치하지 않겠느냐”는 게 비명계 의원들의 추측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4월 “제 느낌에는 3000명 내지 50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촛불승리 전환행동’ 주최 촛불집회와 14일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미사에서 민주당 권리당원 5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반(反)윤석열 집회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적극적인 당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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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우모(60)씨는 지난해 12월 권리당원이 됐다. “이태원 참사를 보고 정부에 너무 실망해 국민을 지켜주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보고 싶어서 당비를 1만원씩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 사장을 지낸 윤모(75)씨는 “내 주변은 다 기득권층이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기득권 유지만 신경 쓴다”고 말했다. 권리당원 상당수는 자신들이 바라는 대통령이나 당 대표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당 활동을 한다고 했다. 요가학원을 운영하는 홍모(57)씨는 “이 대표가 대선 때 너무 근소한 차이로 졌다. 그때 비통함은 말로 할 수 없다”며 “그에게 힘을 주려면 당원이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 대의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주변) 열에 여덟은 이 대표를 위해 들어왔다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민주당 정치인도 이들에겐 불신의 대상이다. 86세대인 박모(57)씨는 “지금 ‘수박(비명계)’의 행태는 그들의 옛 ‘타도 대상’과 똑같다”며 “정치 자영업자들이고 세금충(蟲)”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폐해로 비판받는 문자폭탄도 정당하다고 항변했다. “민주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당 대표라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의사 우씨)는 이유에서다. 일부는 방송인 김어준씨도 기득권으로 분류했다. “지금 말하는 수박들은 김어준이 많이 만들어줬다”(75세 윤씨)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최모(29)씨는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요구하며 농성하면 퇴근 후 방문 응원했고, 지난 11일엔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의 특가법 위반 혐의 재판도 직접 방청했다.

‘대의원제 폐지’ 호응도 직접 민주주의 구현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홍씨(요가학원 운영)는 “당원은 1표인데 대의원은 60표 가치를 행사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고, 윤씨(은퇴)는 “5선이고 10선이고 경선하라는 혁신안은 정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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