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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 폐원 예정대로 진행될듯…인제대 현 총장 연임 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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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1일 폐원을 앞둔 서울백병원의 모습.  채혜선 기자

이달 31일 폐원을 앞둔 서울백병원의 모습. 채혜선 기자

서울백병원 폐원은 이달 31일,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백병원의 운명을 가를 인제대학교 제9대 총장 선거 결과, 전민현 현 총장의 연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서울백병원 폐쇄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에 뛰어든 백진경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하고도, 이사회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인제대 9대 총장에 전민현 박사 선출

인제대에 따르면 인제학원 이사회는 22일 오후 3시 열린 이사회에서 백진경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전민현 전 총장, 김동수 해운대백병원 내과 교수 최종 후보 3인 가운데 제9대 총장으로 전 박사를 낙점했다. 인제대 총장 선거는 간선제로 치러지는데, 이사회는 인제대 교수·직원·학생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1·2차 투표를 통과한 최종 후보 3인 가운데 1인을 선출했다.

인제대 측은 “전 신임 총장은 인제대가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되게 하고, 지난 6월 정부가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파격적 지원을 시도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부산·경남 사립대 중 유일하게 예비지정되게 돕는 등 전임 총장으로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전 박사 임기는 오는 9월 1일부터 4년이다.

이번 총장 선거는 서울백병원 폐원을 앞두고 열린 것이라 의료계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서울백병원이 누적 적자 1745억원에 달한다는 이유로 지난 6월 해당 병원을 폐원하기로 결정했다. 병원은 오는 31일 문을 닫기로 하고, 직원들을 부산 지역 백병원으로 전보하는 등 폐원 수순을 밟아왔다.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병원 문을 닫으려는 법인 횡포를 막아달라”와 같은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병원 출입구 등 병원 곳곳에 붙이고 폐원 결정에 반발해왔다.

지난 18일 열린 총장 선거인단 1·2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백진경 교수는 인제대 모체인 백병원을 설립한 백인제(1898~미상) 선생의 조카면서 인제학원 이사장과 인제대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고(故) 백낙환 박사 차녀기도 하다. 백 교수는 “서울백병원을 유지하되 경영혁신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총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이사회에서 이런 결과가 뒤집힌 데 대해 인제대 관계자는 “이사회는 직전 총장을 뽑을 때인 2019년을 포함해 2위 득표자를 총장으로 결정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폐원은 이미 정해져…” 법원 결정만 남았다? 

 22일 서울백병원 출입구에 진료 종료에 반대하는 교직원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22일 서울백병원 출입구에 진료 종료에 반대하는 교직원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서울백병원 폐원은 총장 선출 결과와 상관없이 정해진 수순이라는 전망도 내부에서 나온다. 백병원 관계자는 “환자 퇴원이나 직원 전보 조처 등 남은 절차가 차례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폐원 절차에 총장이 관여할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백병원 구성원들은 다음 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법원 판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백병원 교수진 등 직원 264명은 지난 4일 “법인의 폐원 의결 과정이 사립학교법과 정관을 위배해 무효”라며 서울행정법원에 폐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여기엔 폐원에 따른 직원들의 부산 전보 발령이 근로기준법에 반한다는 내용 등도 담겼다. 이에 참여한 한 교수는 “법인이 진료 종료를 공식화해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 백 교수가 선출되길 바랐지만, 결정은 이사회 몫이었다. 9월쯤 나올 법원 결정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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