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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우럭·광어 58만마리 폐사…수산물 가격 심상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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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폭염으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벌써 60만 마리 가까운 양식어종이 폐사해 수산물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오전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항 인근 해상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조피볼락(우럭)이 죽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폭염으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벌써 60만 마리 가까운 양식어종이 폐사해 수산물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오전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항 인근 해상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조피볼락(우럭)이 죽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바다가 폭염에 뜨거워지면서 벌써 우럭(조피볼락)이나 광어(넙치) 등 60만 마리에 가까운 양식어종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수산물 물가를 더 자극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남해 서부와 남해 동부 연안 및 내만(도암만·가막만)에 대해 고수온 경보를 추가 발령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미 제주도 연안 전역을 비롯해 충남·경남·전남 지역 5개 내만이 경보 해역으로 지정된 상태인데, 폭염 기간이 길어지면서 확대된 것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고수온 경보는 28도 이상 수온이 3일 이상 지속할 경우 발령되는데, 20도 안팎에서 자라는 우럭·강도다리·광어 등 양식어종에 치명적이다. 한인성 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고수온이 장기간 지속하면 어류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전국 68개 어가에서 58만 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진희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과장은 “올해 피해가 지난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이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수산물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5.9% 올랐다. 이는 7월 기준으로 2011년(10.4%)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작황 호조로 과잉공급된 전복(-3.2%)을 제외하고 모든 수산물 물가가 올랐다. 오징어 물가는 전년 대비 13.4% 급등했고, 이외에 고등어(9.2%)·새우(8.4%)·게(7.5%)·마른멸치(5.7%)·굴(5.4%)·명태(3.8%) 등도 비싸졌다. 그간 수산물은 고물가 흐름 속에서도 그나마 전체 물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7월의 경우 전체 물가가 6.3%, 농축수산물 물가가 7.1% 오르는 동안 수산물은 3.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올해 수산물 가격이 비싸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명태의 98%가 러시아산인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여기에 일본이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각 지자체, 수협은 차광막·산소 발생기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총동원해 어업인 피해를 최소화한다. 또 30일까지 우리 수산물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여름휴가특별전’을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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