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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한경협, 글로벌 싱크탱크 될 것”…한국판 CSIS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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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2일 오전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변경하고 신임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이날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전경련을 탈퇴한 지 6년(LG는 7년)여 만에 재가입했다. [뉴시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2일 오전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변경하고 신임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이날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전경련을 탈퇴한 지 6년(LG는 7년)여 만에 재가입했다. [뉴시스]

“국내외 다른 경제단체나 경제연구원과 협력·아웃소싱(위탁)을 통해 질 좋은 보고서를 기업에 제공하는 싱크탱크가 되겠다. 또 일본·미국 등과의 교류를 활용해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한 소규모 회원사들과 다른 나라를 매칭하는 역할을 하겠다.”

22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신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한 류진 풍산 회장은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부터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류 회장은 한경협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꼽았다. “(한경협의 지향이) 헤리티지재단보다는 CSIS가 더 맞다”면서다. CSIS는 국제·안보 이슈에 중립적이고 헤리티지재단은 보수 성향의 색채를 띤다고 평가받는다.

류 회장은 과거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당시 (전경련) 부회장으로서 내부 시스템 부재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부회장을 20년 동안 했기에 같은 잘못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신설하는) 윤리위원회에서 일정 기준 이상 기금 모금을 심사해 반대하면 할 수 없게 할 것”이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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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현대차·LG 등 재계 4대 그룹의 복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 회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최종현 SK 선대회장,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등 선친들을 다 안다. 그분들이 꾸려온 전경련이 중간에 불미스럽게 됐지만, 국민이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인연합회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을 모아 새출발하는 뜻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한 번 잘못할 수는 있다. 미래지향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인간 이재용을 좋아한다”며 “큰 기업, 작은 기업 간 대화 창구가 없었는데 이 회장도 어려울 때 돕는 것이 기본(자세)이라 좋은 점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산 4조5000억원(지난해 말 기준) 규모의 중견그룹인 풍산이 재계 대표성을 지니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견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소신을 밝혔다. 그는 “50대 그룹 같은 기준이 아니라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큰 재벌이 아니라 위·아래를 연결하는 데 플러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2021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년을 제외하고 2001년부터 20년 넘게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전경련은 ‘정경유착에 얽매인 이익 집단’ 등의 비판에서 자유로운 기업인을 신임 회장으로 물색했고, 무엇보다 류 회장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 평가해 회장으로 추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차례 고사 끝에 회장에 오른 그는 “어려운 시기, 중책을 감당할 적임자인지 고민이 많았지만 국민의 신뢰 회복에 보탬이 되고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활로를 찾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수락했다”며 “마지막 봉사로 여기겠다”고 다짐했다.

류 회장은 고 류찬우 풍산 창업주의 아들이다. 2000년 풍산 회장에 올랐으며 주요 재계 주요 리더들과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정부마다 대(對)미국 관계에서 막후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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