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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교육비·기숙사 드려요"…고교도 해외 유학생 모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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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경북교육청 전경. 사진 경북교육청

경북 안동시 경북교육청 전경. 사진 경북교육청

대학에 이어 고등학교도 외국인 유학생 모시기에 나섰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학생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2일 전국 각 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북 김천고는 내년 입학정원 240명 중 7%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선발한다. 중국 8명, 베트남 7명, 캄보디아 1명 등 16명으로 다문화 가정 학생 모집 전형과 별개다. 유학생들은 3년간 8개 학급에 2명씩 들어가 한국 학생과 함께 공부한다. 대신 한국어가 서툰 점을 고려해 첫 학기는 교과 대신 한국어 집중 수업을 받는다. 유학생들은 인근 김천대에서도 한국어를 배운다.

김천고는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다. 경북 지역에서 학생 40%를 선발하는데 아직 정원이 미달된 적은 없다. 다만 선제적으로 해외 유학생을 유치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자는 게 김상근 송설당교육재단 이사장의 생각이었다. 김 이사장은 “유학생이 국내 학생과 3년간 공부하며 관계를 맺고, 국내 대학에 진학한 뒤 모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나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고교 유학생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 습득이 빨라 국내에 정착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 김천고 전경. [사진 김천고]

경북 김천시 김천고 전경. [사진 김천고]

지난해부터 해외 유학생 유치 논의를 시작한 김천고는 동문 도움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베트남 타이응우옌시와 협의해 7명을 받고, 중국에서는 유학 담당자를 통해 입학생을 선발한다. 나영호 김천고 교장은 “올해부터 해외 유학생을 받기로 한 경북교육청과 논의해 유학생 정원을 정했다”라고 말했다.

중국 학생은 교육 경비를 전액 부담하지만, 경제 사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베트남과 캄보디아 학생은 힉교측이 지원한다. 교육비와 기숙사비 등으로 연간 1500만원쯤 된다. 다만 선발시 학력 등 기준은 베트남 유학생에게 더 높게 적용할 방침이다.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3급, 토플 75점 이상 등이다. 입학 관계자는 “한국어는 서툴러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 초중고교생은 2012년 33만여명에서 지난해 25만여명으로 10년간 7만명 정도 감소했다. 경북교육청은 올해 핵심 추진과제로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직업계고 신입생 충원율 하락과 산업기술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태국 교육부와 방콕교육청, 베트남 하노이교육청 등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8개 직업계고가 해외 4개국에서 56명을 받기로 했다. 신라공고는 베트남 학생 12명, 의성유니텍고 태국 학생 8명, 경주정보고 베트남 학생 12명, 한국철도고 몽골 학생 4명 등이다.

부산 동서대 외국어교육원에 유학중인 중국인 유학생 41명이 지난달 25일 부산 동래구 안락서원교육회관에서 열린 한국문화 체험교실에 참가해 명상과 한복입는법, 큰절 등 한국 전통 예절을 배우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동서대 외국어교육원에 유학중인 중국인 유학생 41명이 지난달 25일 부산 동래구 안락서원교육회관에서 열린 한국문화 체험교실에 참가해 명상과 한복입는법, 큰절 등 한국 전통 예절을 배우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도 2028년 외국인 유학생이 입학할 수 있는 ‘K팝 특성화고’가 생길 전망이다. 모집 대상은 전국 단위에서 K-팝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중학교 졸업생이나 외국인 유학생이다. 보컬·댄스·작사·작곡 등 K-팝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해외 유학생이 한국어와 전공 직무 기술을 익혀 지역 인재로 안착할 수 있도록 취업비자 발급 등 정부와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해외 유학생이 지역에 정착해 인구 소멸 문제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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