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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SC “한·미·일, '한 국가에 대한 도전은 모두에 도전' 이해”

중앙일보

입력

한ㆍ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를 위해 지난 7월 18일 방한한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ㆍ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를 위해 지난 7월 18일 방한한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ㆍ미ㆍ일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위기 시 3국 협의에 대한 공약’과 관련해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21일 “3국이 각각 서명한 자발적 조치로, 문서를 주의 깊게 읽어보면 셋 중 한 국가에 대한 도전은 우리 모두에 대한 도전이라는 이해에 기반하고 있다(they’re based on an understanding that a challenge to any one of us is a challenge to all of us)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이날 미 국무부가 아시아권 언론을 대상으로 마련한 ‘3국 정상회의 관련 디지털 브리핑’에서 “이것이 바로 중요한 인식이다. 우리는 이 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한ㆍ미ㆍ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은 3국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3자 차원에서 서로 신속하게 협의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으로, 이번 데이비드 캠프 정상회의 성과물 중 가장 주목을 받은 문서였다. 다만 ‘3국이 자국의 안보 이익 또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자유를 보유한다’는 전제를 담아 동맹 공약이나 집단방위 공약과 같은 ‘의무’와는 다른 ‘공약’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3국 안보 협의체를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식 군사동맹으로 진화하려는 것’이라는 중국 반발 등 상황을 고려해 수위 조절을 한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ㆍ미ㆍ일 3국 정상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위기 시 3국 협의에 대한 공약’ 문건 내용

지난 18일(현지시간) 한ㆍ미ㆍ일 3국 정상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위기 시 3국 협의에 대한 공약’ 문건 내용

나토를 결속시키는 핵심 조항인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집단으로 대응한다’고 돼 있다. 캠벨 조정관의 이날 발언은 ‘3국 협의 공약’의 정신이 나토식 다자간 상호방위조약까지는 아니더라도 한ㆍ미ㆍ일 3국이 역내외 위기가 발생하거나 3국 중 한 나라라도 안보 위협을 받을 경우 서로 신속하게 협의하겠다는 공통의 인식에 기반한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동북아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두 파트너(한ㆍ일)가 우리와 더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전례가 없는 3국 협력 계획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캠벨 조정관은 또 “우리가 앞으로 취할 최선의 조치는 3국 참여에 대한 각국 정부의 약속을 이행하여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마련한 일련의 이니셔티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며 3국 협력 제도화 방안의 실천적 이행을 강조했다.

“중국 겨냥 아니다…스스로 보호하려는 조치” 

이날 브리핑에서 캠벨 조정관은 ‘미국이 의도적으로 아시아 국가 간 대립을 자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한 중국 언론 기자의 물음에 “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를 확고하게 지지하고, 민간 지원을 제공하고, 기술 등 기타 대(對)러시아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결단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동북아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의 건설적 협력 열망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다만 “한ㆍ미ㆍ일이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세계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지난 6월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만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한했다. 연합뉴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지난 6월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만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한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명시적 발언을 보면 이번 회의는 중국에 관한 것이 전부는 아니다”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의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대한 긍정적 의제에 관한 것이었다”고 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 수준이 ‘퀀텀 점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캠벨 조정관과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도 각각 “3국 협력을 동북아 외교의 구조에 포함시킨 것으로,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상당한 성과다” “역내와 전 세계 평화와 안보, 경제 및 개발 협력에 있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매년 한 차례 이상 갖기로 한 3국 정상회의의 차기 개최에 관련해 캠벨 조정관은 “2024년에 우리가 함께 만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모두 관심을 표명하고 개최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하는 게 공평할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국 개최에 대해 분명하게 말했는데 우리 모두는 이를 높이 평가하며 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협의 공약, 북한 도발 그 이상을 포괄” 

한편 이날 미 이날 워싱턴 DC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도 ‘위기 시 협의 공약’에 대한 국무부의 부연 설명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세스 베일리 국무부 한국과장은 “(해당 공약은) 북한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유형의 도발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공약”이라며 “북한뿐 아니라 그 이상을 포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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