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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곱·구토 동반하는 아데노 작년보다 10배 급증…영유아 위생관리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병원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진료를 받으려는 어린이환자와 보호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병원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진료를 받으려는 어린이환자와 보호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눈병 증상을 동반해 일명 ‘눈곱 감기’로도 불리는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6세 이하 영유아에서 발생 비율이 높아 개인 및 보육시설 등의 위생관리에 주의가 당부된다.

22일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급성호흡기감염증 9종에 대한 표본 감시 결과,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외래와 입원 환자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의료기관 77곳을 표본감시한 결과, 호흡기 외래환자 중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7월 셋째주(16~22일) 13.7% → 넷째주 21.2% → 8월 첫째주 24.1% → 둘째주 28.5%로 계속 증가했다.

입원환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감시한 결과, 올해 8월 둘째주(6~12일)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입원환자는 636명으로, 6월 셋째주(158명) 이후 매주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253명), 2019년(292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며, 지난해(62명)에 비해선 1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최근 5년간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입원환자 발생현황. 사진 질병관리청

최근 5년간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입원환자 발생현황. 사진 질병관리청

입원 환자 중에서도 0~6세 이하가 89%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점이 최근 확산세의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중심으로 아데노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은 코로나19 기간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으로 자연 면역력을 확보하지 못한 이들이 방역 해제 이후 한꺼번에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 설명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평상시라면 해마다 일정 규모의 사람들이 감염돼 면역을 획득하면서 큰 유행까지 가지 않도록 전파를 잘라주는 역할을 한다”며 “그런데 코로나19 동안은 너무 감염이 안 되는 바람에 방역이 풀린 뒤 숙제를 한 번에 몰아서 하듯 감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이 풀리면서 리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등 여러 호흡기감염증 바이러스가 돌아가면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바이러스에 면역화 돼가고 있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호흡기 외에도 눈, 위장관 등에도 감염되기 때문에 발열·기침·콧물 등 감기 증상과 함께 눈곱이나 충혈이 나타나는 유행성 각결막염, 오심·구토·설사와 같은 위장관 감염증 증상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 출혈성 방광염, 폐렴 등의 증상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호흡기 비말, 환자와의 직접 접촉, 감염된 영유아의 기저귀를 교체하는 경우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감염된 아이와 수건이나 장난감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나, 수영장과 같은 물놀이 장소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이에 질병청은 외출 전후는 물론, 기저귀를 교환하거나 물놀이를 한 이후 등에도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혼잡한 장소 방문 시에는 마스크 쓰기 등의 개인위생 수칙 실천을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가정에서는 올바른 손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비비지 않기, 기침 예절 등 예방 수칙에 대한 교육을 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육시설 등에 등원시켜달라”며 “영유아가 생활하는 보육시설·유치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평소 적정 농도의 소독액을 사용한 환경 소독과 함께 충분한 환기 등 세심한 관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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