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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폭행 예고 글’에 긴급 재택근무…개학 앞둔 학교도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전국에서 흉기 난동과 살인·폭행 협박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개학을 맞은 초·중·고교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전국 중·고교 10곳 중 7~8곳이 개학했다. 초등학교 역시 이번 주에 절반 이상이 새 학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학생·학부모와 교사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이달 초 대전 한 고교에서는 20대 남성이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찔렀다. 18일에는 경기 성남시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교무실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는 소동이 있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흉기로 인해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피습 사건이 있었던 대전시교육청은 ‘스승 찾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스승 찾기는 교사의 이름을 검색하면 현재 재직 중인 학교를 확인할 수 있어 교사와 옛 제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학교를 피습한 20대 남성은 이 서비스를 통해 피해 교사의 정보를 알아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외부인 출입을 관리하는 ‘학교안전지킴이’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치구와 협약을 맺고 ‘스쿨매니저’를 두기로 했다. 스쿨매니저는 체육관이나 운동장 등 시설물을 개방한 학교에 배치돼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개방시간 이후에는 시설물을 점검하고 청소를 맡는다. 강원·부산교육청 등은 신분증 확인, 관리 대장 작성, 방문증 발급 등 외부인 출입 절차를 엄격하게 따르라고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 교원단체들은 일과 시간 외에는 학교를 완전히 폐쇄하고 전문 보안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소지품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총은 “학생이 흉기나 인화물질 등 위험물질을 소지해도 사전 파악이 어렵다”며 “수업 중 외부인 출입 절차 강화를 비롯한 학생·교실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에 위험한 물품을 조사하고 분리·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다.

폭행·살인 예고 범행도 이어지고 있다. 21일에는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폭행 예고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낮 12시30분쯤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불특정 테러 위협이 있었다”고 안내하고 즉시 전 직원에 귀가 조처를 내렸다. 엔씨소프트는 당분간 관할 경찰서 순찰 강화 요청이나 사설 경비업체 보안 강화 등 안전조치를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또 같은 날 오전에는 직장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 경찰 직원 계정으로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가 잠시후 삭제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에 직접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조작이나 해킹 가능성도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살인예고’ 글 431건을 발견해 작성자 192명을 검거했다. 이 중 20명은 구속됐다.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10대는 41.7%인 9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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