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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캐나다 산불, 남한보다 넓은 땅 태웠다…하와이는 13일째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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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전례없는 대규모 산불이 확산 중인 가운데 특히 서부 지역 상황이 악화하자 정부가 군대를 파견해 대응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州)의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는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급속히 확산하자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지난 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렌토 인근 고속도로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렌토 인근 고속도로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데이비드 이비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州)총리는 이날 소방관과 이재민을 수용할 숙소를 확보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이동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또 소방관의 진화 작업을 방해가 된다며 촬영용 드론을 날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19일 기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주민 3만5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데 이어 주에 속한 도시인 슈스왑 주민 3만명이 추가로 대피 경보를 받았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까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만 산불 380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150건은 진화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와 인접한 미국 워싱턴주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최소 1명이 사망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일 캐나다 서부 산불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일 캐나다 서부 산불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캐나다에서는 지난 5월부터 산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다가 이달 들어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현재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주를 제외한 12개 주·준주에서 모두 산불이 났다. 캐나다 산림소방청에 따르면 캐나다 전역에서 1000건 이상의 산불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국토 14만㎢가 탔다. 이는 남한(10만㎢)보다 큰 면적이다.

하와이 산불 13일째…바이든 대통령 부부 방문 

미국 하와이에서는 13일째 산불 사태가 지속 중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21일 마우이섬 화재현장을 방문해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긴급 구조 대원들과 소방대원 등을 격려하기로 했다.

미국 하와이에서 13일째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 기념 체육관의 대피 센터 앞에서 한 여성이 가족들을 찾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에서 13일째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 기념 체육관의 대피 센터 앞에서 한 여성이 가족들을 찾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와이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상 지역의 85%를 수색한 가운데,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4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0명에 그치는 등 사망자 확인과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하와이 산불 실종자 수를 1100명∼13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이 심하게 불에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가운데, 미 국방부는 전시에 사망한 군인 유전자 감식 경험이 있는 실종자 확인 전담부서를 투입키로 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번 산불로 27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고, 피해 규모는 약 60억 달러(약 8조580억원)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 산불 원흉은 기후 변화"

캐나다와 미국 하와이를 비롯해 그리스 등 남유럽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중인 이번 산불은 발생 지역이나 직접 발화 원인은 다르나 결국 기후변화 때문에 시작돼 악화했다고 캐나다 CBC 방송이 보도했다.

CBC는 이번처럼 '역대급' 산불이 많이 발생한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결국 기후 변화가 큰 이유라고 전했다. 기온이 상승하고 비가 오지 않아 건조한 날씨와 가뭄이 지속하면 풀과 나무가 바싹 말라 불쏘시개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매체는 1970년대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을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산불로 불에 타는 면적이 172%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고 전했다.

2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스카치 크릭 주변에서 산불이 발생한 탓이 대기가 뿌옇게 변한 모습. AFP=연합뉴스

2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스카치 크릭 주변에서 산불이 발생한 탓이 대기가 뿌옇게 변한 모습. AFP=연합뉴스

마이크 플래니건 캐나다 톰슨 리버스 대학교 교수는 CBC에 "현재 통제 불능 상태로 산불이 번지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경우 10년 전보다 여름은 더 덥고 건조해졌으며 산불 시즌은 더 일찍 시작되고 늦게 끝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캐나다에서 산불 시즌이 길어져 가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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