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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올해 임단협 결렬 선언…진짜 파업하나 협상 카드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준비에 들어갔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임단협 관련으로는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노사 간 일종의 ‘협상 카드’일 뿐이란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제17차 교섭에서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 요구를 외면하고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이제부터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6월 1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7차례 교섭을 진행해왔다.

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을 했다. 오는 23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2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하고, 전년도 순이익의 30%(주식 포함)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상여금 900%와 각종 수당 현실화 등도 주장했다. 별도 요구안에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는 아직 일할 능력이 있는 고령 조합원이 많아 정년 연장이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해 쉽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임단협과 관련한 5년 만의 파업이 된다. 노조는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코로나19 대유행,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한일 경제 갈등 상황 등을 고려해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했다. 다만 합의를 할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파업 임금협상 타결을 이뤄낸 작년에도 협상 과정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을 준비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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