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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신'이라며 제물 바친다…방콕 4m 섬뜩한 조각상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논란이 된 태국 조각상. AFP=연합뉴스

논란이 된 태국 조각상. AFP=연합뉴스

태국 수도 방콕 도심에 대형 조각상이 등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기괴하고 섬뜩하다는 시민들 항의가 이어지는 반면 이를 숭배해 제물을 바치는 이들도 생겨났다.

20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방콕 후웨이꽝 지역의 바자 호텔은 최근 약 4m 높이의 검정 조형물을 인근 대로변에 설치했다.

이 조각상은 '크루 까이 깨오'라는 신화 속 인물을 형상화한 것이다. 눈동자는 검붉고, 입 밖으로는 황금색 송곳니가 길게 나와 있다. 등에는 박쥐 모양의 날개가 달려 있으며, 손발톱은 새빨갛다.

논란이 된 태국 조각상. AFP=연합뉴스

논란이 된 태국 조각상. AFP=연합뉴스

조각상의 괴기한 모습을 본 시민들은 호텔 측에 철거나 이전을 지속해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를 '부(富)의 신'으로 여기며 개나 고양이, 토끼 등을 제물로 바치기도 해 사회 문제로 확대됐다.

불교 단체들은 이 조각상이 악마 숭배를 조장한다며 비판했고,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를 경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방콕시가 개입했다. 찻찻 싯티판 방콕시장은 조각상의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고 중재에 나섰다.

이 조각상은 호텔 소유 부지에 있는 데다, 높이가 10m가 넘지 않아 시의 설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위법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시가 철거를 지시할 권한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콕시는 가림판 등을 설치해 외부 도로에서는 조각상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호텔 측에 지시했다.

찻찻 시장은 "도로에 설치된 무서운 조각상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해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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